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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씨 Nov 28. 2022

[퇴사기록] 떨어질 것을 예상했지만

떨어질 것을 예상했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콘텐츠가 퇴사 밖에 없나요


* disclaimer
퇴사 후 재취업을 준비하며 느낀 솔직하고 찌질한 30대 백수의 일상입니다. 진부하고 구질구질하게 느껴지신다면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내 브런치를 보고 누군가는 퇴사 관련 내용이 왜 이렇게 많냐며, '퇴사'를 너무 우려먹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다른 글도 쓰고 싶은 생각이 크지만 내가 지금 쓰는 이 글(퇴사)은 지금만 쓸 수 있고, 나중에 재취업하고 나서 또다시 퇴사가 생각날 때 두고두고 보려고 기록하는 것이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시간이 지나고 뒤돌아 생각해보면 미화될 것 같아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브런치에 글을 쓰고 발행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분들의 글에 비해 내 글의 퀄리티가 형편없어 보여 비공개로 써야 하나 고민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와 같은 경험을 겪고 있는 사람, 겪었던 사람, 겪을 사람에게 내 경험과 감정이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다 똑같구나.'하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서류 탈락 1개, 면접 탈락 1개로 시작했다. 서류 탈락한 곳은 직종을 완전히 바꾸면서 직급을 상향지원해서 어느 정도 탈락을 예상했었고, 면접 탈락은 면접관 4명한테 50분 중 절반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탈탈 털렸었기 때문에 면접장을 나오면서 탈락을 예상했다. 예상했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미 예상한 탈락이라도 결과를 봐야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매일 메일함을 들어가 확인했다. 2주 동안 연락이 없기에 탈락했음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내 면접 내용이 조금은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실낱같은 기대도 해봤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고 나는 탈락 결과를 받게 되었다. 첫 면접이었고 스스로도 준비가 부족했다고 느꼈기 때문에 합격하는 게 더 이상한 면접이었다. 그렇게 면접 탈락 메일로 확인 사살을 당하자 내가 부족한 것만 떠올랐다. 스펙도, 경력도, 나이도, 모든 게 애매한 게 아닐까. 


그렇게 몇 시간을 생각하다 보니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의심하는 순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자. 인생은 자신감이고, 실전이다!비록 면접에 떨어졌지만 면접에 불렀다는 것은 스펙이든 경력이든 고려해볼 만한 포인트가 있다는 것이니까. 내가 잘못되고 못난 것이 아니라 그 회사와 내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또다시 이력서를 내고 면접에서 떨어지더라도 결국 취업이라는 것은 내 자리 한자리만 찾으면 되는 것이니까. 일단 내 자리를 찾을 때까지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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