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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May 08. 2018

서울의 도심을 질주하다   남산

도심 야간 라이딩의 특별한  매력  


자전거를 좀 탄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 꼭 한 번은 가보는 곳이 있다. 마치 통과의례와 같은 곳. 그중의 한 곳이 남산과 북악이다. 오늘은 남산을 향한다.


로드를 타면서 라이딩의 외연이 넓어지니 MTB를 타던 때와 가보고 싶은 곳도 달라진다.

도심의 화려하고 복잡한 시가지를 가로질러 달리고파 하는 로망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 후 절정이 된다.

국립극장이 길 건너 보이는 횡단보도에는 야간 라이딩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라이더들이 줄지어 남산을 향해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다 파란불이 들어오면 마치 레이싱 경기처럼 남산을 향한 출격을 시작한다.


길건너 국립극장이 보인다


국립극장이 보이는 곳부터  업힐은 시작하지만 일명 약수터라 불리는 국립극장 위 쉼터부터 진정한 남산 업힐이 시작된다. 여기부터 남산 정상 타워 주차장까지 라이딩 시간은 라이더들의 또 하나의 도전 목표이다. 처음엔 무정차 업힐이 목표이지만 그것이 완성되면 그다음은 시간이다. 목표는 계속 진화한다. 도달하면 더 높은 곳을 향하게 되는 것. 손에 잡힐 듯 지척에 둔 목표를 향해 많은 라이더들이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약수터 전경


약수터부터 타워 앞 주차장까지는 약 2km이고 경사도는 평균 6% 전후이다. 그리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저번 겨울 여러 번의 배후령과 설매재 경험은 생각보다 큰 힘이었다. 첫 도전이었지만 오르다 보니 끝까지 갈 수 있을 거 같았다. 패기 넘치는 젊은 라이더들이 쑥쑥 치고 올라온다. 마치 평지를 가는 것처럼 내 곁을 지나 금세 사라져 버린다. 나는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올랐다. 첫 등정 목표는 무정차 업힐이므로 이것에만 집중했다. 코너를 도니 멀리 파란 조명의 남산타워가 보인다. 이제 거의 다 온 것이다. 힘을 내서 막바지를 올라 주차장에 도착했다. 나의 첫 등정 목표인 무정차 업힐, 깔끔히 성공했다.


여기서 한 가지!

남산타워의 조명 색에 관해

남산타워는 그날의 미세먼지 대기질을 조명 색으로 알려준다.

푸른색은 미세먼지 좋음 , 녹색은 보통, 빨간색은 나쁨을 의미한다. 푸른 조명만 켜지는 서울이길 바란다.

 

멀리 타워가 보인다
남산업힐


남산은 걸어서 오르는 곳이 아니냐는 지인들의 반문처럼 나도 이곳을 자전거로 오르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정상에 올라 만끽하는 성취감은 다른 곳보다 특별했다. 흐르는 땀방울이 스스로를 대견해한다. 눈앞에 펼쳐진 서울의 야경도 근사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여러 해째 근무하지만 야경을 내려다보는 것이  언제였을까. 서울로 돌아오는 야간 비행기에서가 기억날 뿐 너무 오래전 일이다. 마치 다른 세계를 보듯이 신비스럽다. 남산을 오른 이만이 누리는 선물을 만끽하고 다운을 시작한다.


남산타워 주차장 옆 성곽
근사한 서울의 야경
푸른 빛의 남산타워
타워의 하트포토존과 환상적인 영상존


경사가 있고 야간이라 시야가 좁아진 탓에 다운은 조심해야 한다. 중간 두 곳에 속도계가 있어 다운 속도를 알려준다. 어차피 아직 속도를 붙일 수준이 안되므로 천천히 다운힐 한다. 코너를 돌다 보면 어느새 도서관 앞에 다다른다. 여기부터 다시 출발점인 한강 혹은 북악으로의 노선을 정한다.


남산 다운힐


한강으로 원점회기 하기 위해 한남동까지 찻길을 다운한다. 밤이라 차가 적은 만큼 어둠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여 안전하게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신나는 도심 야간 라이딩.

첫 경험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이다. 북악을 꿈꾸며 다음을 기약한다.


님산에서 한남동으로 회기중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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