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퍼링은 다시 하면 되죠
초콜릿 템퍼링은 초콜릿 작업에 빠질 수 없는 과정이다.
초콜릿을 제대로 템퍼링하지 않으면 블룸이라는 현상이 생긴다.
블룸은 꽃이 피다는 뜻의 Bloom인데, 마치 꽃이(?) 핀 듯이 초콜릿 표면에 다양한 자국이 뜨기 때문에 블룸이라고 부른다.
초콜릿이 제대로 템퍼링되지 않으면 블룸 현상 외로 일단 초콜릿 자체가 잘 굳지 않고, 잘 굳지 않으니 잘 부스러진다.
카카오 버터 안의 분자 구조가 단단하게 형성되지 못하였지 때문에 광택이나 스냅이 생기지 않고 또한 혀에 닿았을 때 식감도 부드럽지 못하다.
초콜릿을 템퍼링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초콜릿 블룸에 관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팻블룸은 초콜릿의 카카오 버터 지방(fat) 성분에서 생겨나는 블룸이다.
이는 지방 구조가 적절히 형성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며 이는 초콜릿 템퍼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팻블룸이 생긴 초콜릿은 여러 단층 모양처럼 색과 질감이 달라보이는 면이 형성된다.
이는 각기 다른 분자 크기를 가진 카카오 버터 분자들이 존재하면서 발생한다.
초콜릿 템퍼링을 하는 작업은 원치않는 카카오 버터 분자를 없애주고 원하는 분자만 남기는 작업이다.
따라서 이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팻블룸이 생긴다.
또한 외부의 지방 성분이 옮겨가며 초콜릿에 팻블룸을 만들기도 한다.
[템퍼링이 잘못되어 생긴 팻블룸]
초콜릿을 템퍼링 하지 않았거나, 템퍼링 과정(온도 조절 실패가 가장 큰 요인)에 오류가 있으면 발생한다.
처음에는 굳는 듯이 보이는 초콜릿도 시간이 지나면서 팻블룸이 표면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런 팻블룸은 초콜릿이 다른 재료와 섞이지 않고 깨끗한 상태일 경우 다시 녹여서 템퍼링을 제대로 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성분에서 지방이 이동하여 생긴 팻블룸]
팻블룸의 또 다른 원인은 초콜릿과 맛닿은 다른 재료에서 지방이 이동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이유로는 프랄린이나 넛페이스트가 초콜릿 봉봉 필링으로 쓰이거나 초콜릿 바의 토핑으로 견과류가 사용된 경우이다.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견과류 지방이 점점 초콜릿으로 옮겨가며 팻블룸이 발생한다.
슈가블룸은 초콜릿의 설탕 성분에서 생겨나는 블룸이다.
대부분 초콜릿을 잘못 보관했을때 발생하고, 초콜릿을 만들 때 발생하기도 한다.
슈가블룸은 초콜릿에 수분이 닿으면서 초콜릿 속의 설탕과 결합하면서 결정화되는 것인데, 결정체들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거칠거칠한 질감이 되고 보기에도 까칠하고 곱지 않은 모습이 된다.
블룸이 생긴 초콜릿을 보고 팻블룸인지 슈가블룸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면 손으로 표면을 살짝 만져보면 된다.
슈가블룸은 초콜릿 속의 설탕이 수분과 결합해 표면으로 나와 굳은 것이라서 설탕 알갱이 같은 느낌이 거칠하게 느껴질 것이다.
[보관을 잘못해서 생긴 슈가 블룸]
초콜릿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꺼냈을 경우, 냉장고 안에서의 온도와 실온의 온도 차이 때문에 초콜릿 표면에 수증기가 맺히면 그 수증기가 초콜릿의 설탕과 결합하여 슈가블룸이 생긴다.
또는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초콜릿을 보관하였을 경우 공기 중의 습기가 초콜릿에 닿으면서 슈가블룸이 생긴다.
[초콜릿을 만들 때 생긴 슈가블룸]
초콜릿을 만드는 작업 환경이 수분이나 습도에 쉽게 노출된 경우 슈가블룸이 생기기 쉽다.
예를 들어 빵을 굽는 오븐이나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옆에 있다면 거기서 발생한 수증기가 초콜릿에 닿을 염려가 있다.
또한 수냉법으로 초콜릿 템퍼링을 하는 경우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초콜릿에 물이 들어갈 위험이 있다.
템퍼링이 잘못되어 팻블룸이 생긴 초콜릿은 다른 재료와 섞이지 않았다면 단순히 다시 템퍼링 작업을 해주면 초콜릿을 재사용할 수 있다.
팻블룸이 생긴 초콜릿과 다르게 슈가블룸이 생긴 초콜릿은 이미 다른 성분(수분)이 초콜릿에 섞여버렸기 때문에 다시 녹여서 템퍼링 할 수가 없다. (이런 경우는 차라리 팻블룸이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비싼 초콜릿을 낭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슈가블룸이 생긴 초콜릿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생각해봤다.
수분이 조금 섞여서 많이 망치지 않은 초콜릿이라면 상태에 따라서 가나슈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초콜릿 쿠키나 브라우니 등을 만들 수 있다.
수분이 꽤 섞여서 힘든 경우에는 수분을 초콜릿에 아예 많이 섞어버리는 레시피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핫초콜릿, 아이스 초콜릿, 카페모카, 초콜릿시럽, 초콜릿 디핑 소스 등을 만들 수 있다.
아니면 작게 다져서 쿠키 토핑으로 이용해도 좋다.
(쓰다보니 자투리 초콜릿 긁어모아서 초코칩 쿠키 만들고 싶어지네요..)
어찌됐든 초콜릿을 너무 여러번 재사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이미 상태가 좋은 초콜릿이 조금 잘못된 경우에는 다시 사용하여도 별 문제가 없지만, 혹시라도 오래된 초콜릿이나 변질이 된 초콜릿은 이미 퀄리티가 많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요리용 소스를 만들어버리거나 그냥 간식으로 애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