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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속의 레시틴

by 진지한 초콜릿

레시틴 Lecithin


레시틴의 가장 일반적인 용도는 '유화emulsion'이다.

유화제는 근본적으로 섞이지 않는 기름과 물, 이 두 성질을 손잡게 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데,

유화는 요리와 디저트 및 초콜릿 제조에 아주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초콜릿에의 레시틴


초콜릿의 원재료명을 보면 마지막에 항상 레시틴이라는 재료가 들어가있다.

이전에는 레시틴이 대두(soy) 추출물로 만들어져서 '대두 레시틴'이 거의 모든 초콜릿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대두(soy)는 가장 흔한 식품 알러지를 일으키는 재료이기도 하므로 clean label을 추구하는 목적에 충족될 수가 없다.

따라서 몇몇 기업들은 이미 대두 레시틴을 재료에서 없애고 알러지 유발 물질이 없으면서 유화의 역할도 하는 해바라기 추출 유화제(sunflower lecithin)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발로나와 바이스weiss 초콜릿,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 사가 해바라기 레시틴 사용)


사실 일각에서는 이렇게 사용되는 대두 레시틴의 대두 성분은 이미 많은 공정 과정을 거쳐서 레시틴 성분이 추출된 거라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또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니 10000% 라고 하기는 애매하다.



[레시틴의 변화에 관한 더 자세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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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 초콜릿에서 레시틴의 역할


레시틴의 대표적인 용도가 '유화', 즉 기름과 물을 섞는 것인데 수분이 없는 고체 초콜릿에는 왜 레시틴이 들어갈까?

고체 초콜릿에서 레시틴은 유화말고 다른 역할을 한다.


하나는 점도를 낮추는 것이다.

레시틴이 들어가면 녹은 초콜릿의 흐름성이 조금 더 좋아지기 때문에 작업이 더 용이해진다.

소량 작업이나 수작업 정도의 용량에서는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더라도 대용량으로 생산하는 라인이나 초콜릿 머신으로 많은 양을 다루는 초콜릿 가게에서는 대량의 초콜릿이 계속해서 기계 파이프들을 지나다녀야하는데 이때 흐름성이 좋지 않으면 뻑뻑한 초콜릿이 기계를 통과하기가 힘들고 작업이 쉽지 않게 된다.

(하지만 카카오 버터 함량이 높으면 이 부분은 굳이 레시틴이 해야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대량 생산 초콜릿 공장을 생각해보면(아티장 제외), 보통 카카오 버터 함량이 낮은 비교적 저렴한 초콜릿을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가 있겠구나 싶다. - 개인적인 견해)


두번째로는 템퍼링 작업을 더 수월하게 해준다.

템퍼링의 용이성은 초콜릿의 흐름성이 좋아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겠고, 레시틴이 포함되면 템퍼링 작업 자체가 레시틴이 포함되지 않은 초콜릿보다 더 편리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레시틴이 들어가지 않은 다크 초콜릿을 템퍼링하고자 할 때는 비교적 더 천천히 시간을 들이며 템퍼링을 해야하고 온도의 움직임도 좀 더 조심스럽게 주어야한다고 한다.

(레시틴이 들어가지 않은 커버춰를 많이 다뤄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으나, Weiss 사의 Ebene을 다루었을 때는 평소대로 템퍼링해도 아무 문제 없었고, 용이했다. 초콜릿 제품의 차이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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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레시틴, 들어가? 들어가지마?


초콜릿 커버춰에 포함되는 레시틴의 양은 매우 소량이기는 하지만 레시틴이 들어가야한다, 안 들어가는게 더 좋다의 의견의 분분하기는 하다.

레시틴이 들어가도 된다는 의견 측에서는 그 양이 극소량이며 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작업의 용이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괜찮다는 의견이다.

레시틴이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의견 측에서는 (반대한다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고 거부감 정도?) 굳이 레시틴을 씀으로써 얻는 장점이 미미한데 그걸 사용함으로써 클린 라벨을 할 수 없으며, 어쨋거나 섭취되는 재료이기 때문에 소량이라 하더라도 첨가제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는 없고, 미묘하게 좋지 않은 맛과 향을 남긴다는 의견이다.


사실 초콜릿을 정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먹는 초콜릿 중독자인 나도, 하도 초콜릿을 많이 먹다보니 어느 순간 대두 레시틴이 사용된 초콜릿을 먹었을 때 그 특유의 좋지 않은 풍미(특히 향)이 느껴지면서 거부감이 들었었다.

속으로 혼자 '아 대두 레시틴이 들어간 초콜릿을 맛으로 구별할 수 있게 된 건가'라는 생각을..ㅎㅎ


이러한 이유 등등으로 직접 카카오 콩을 골라 정말 심혈을 기울여 자신만의 초콜릿을 만들어내는 빈투바(또는 트리투바) 초콜릿 메이커들은 대두 레시틴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레시틴에 대한 거부감 자체는 없으나 대두 레시틴이 들어간 초콜릿과 해바라기 레시틴이 들어간 초콜릿의 풍미 차이와 더불어 등급의 차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대두 레시틴이 들어간 초콜릿을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다.

레시틴은 보통 유화제라고만 알고 있었지만 고체 초콜릿에서의 레시틴의 역할은 꽤나 다른 모습이다.


어쨋거나, 초콜릿의 신비로움은 왜 이렇게 끝이 없는지...!



[레시틴 없는 다크 초콜릿 Eb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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