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다르길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
12월 31일인 오늘 이 문장이 갑자기 떠오른 건, 이 생각 때문이겠지.
‘내년엔 다르길.’
돼지가 가고 쥐가 온다. 2020년이라는 숫자가 아직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당장 내일이다. 매년 그래 왔던 것처럼 한동안은 연도와 나이가 늘어난 걸 깜빡하겠지. 그렇게 몇 번 틀리다 보면 익숙해질 거고, 익숙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 라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금세 다음 해가 오겠지, 2020년이 온 것처럼.
2019년은 1년 동안의 타지 생활 후 맞이한 새해여서일까? 낯섦과 기대감으로 맞이한 한 해다. 올 한 해 동안 난 무엇을 했을까? 생각해보면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지만 이룬 게 많나 의심이 되는 날들. 동시에 드는 생각은,
이룬 게 꼭 많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럼에도 이룬 게 많았으면 하는 건, 매년 초에 똑같은 계획을 세우고 매년 말에 똑같은 아쉬움을 느끼는 꼴이 지루해서. 똑같은 장면도 두 번이면 질리는데 나는 매년 반복하고 있으니까. 올해는 다를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올해도 똑같이 살아왔으니 누굴 탓하리. 시시하게 살 거라 스스로 증명하는 것 일뿐.
다시 한번 되새긴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 내일 달라지는 것보다 오늘 달라지는 것이 조금 더 승산 있는 시작일 테니, 오늘부터.
지루하고 시시한 건 싫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