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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May 01. 2020

'샛복'이란 무엇인가? #002

#에피소드 2 : 101번째 프로포즈 (feat. 전나구)

# '샛복'이란 무엇인가? 시리즈 게시물로 처음부터 읽으셔야 좋습니다.


https://brunch.co.kr/@zinzery/7 (#000 프롤로그)

https://brunch.co.kr/@zinzery/8 (#001 숫자 하나로 꽃길만 걸은 썰)




#에피소드 2 : 101번째 프로포즈 (feat. 전나구)


나는 워낙 흥이 많고, 어떤 모임에서도 그 모임을 항상 주도하였고, 주변 사람들을 재밌고 편하게 만들어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름 인기도 많았고, 좋아해 주는 여성도 몇 명 있었다. 하지만 015B 신인류의 사랑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항상 내가 좋아하는 여자들은 단 한 번도 내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 성공률 진짜 진심 레알 참 트루 0%. 항상 고백을 준비하는 기간이 꽤 길었고, 이것 저것 많은 것을 준비했기 때문에 고백을 받는 사람도 부담스러웠을 것이고, 고백 후에 돌아오는 거절 데미지가 그만큼 컸던 것도 사실이었다. 크고 작은 고백을 다 모아 보면 백번이라는 말이 그다지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때는 그런 말이 없었지만 요즘 표현으로 하면 모쏠의 대명사였고, 무려 26세까지 이른바 모쏠로 지내왔던 것이었다. (요즘 핫한 국민 모쏠 김남국 국회의원급)


그러던 어느 날 1999년의 빼빼로 데이에 나의 BR 친구가 여러 지인들과 있는 술자리에 나를 초대하였다. 망설이다 결국 모임에 갔는데, 예닐곱의 남녀가 술을 마시고 있었고, 한 미모의 여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그녀에게 금세 호감을 느끼게 되었으나 오늘 처음 만난 자리이고, 괜한 고백에 술자리가 불편해질까 싶어 한참을 또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어차피 또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준비해서 거절당하면 상처가 너무 큰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에 그냥 오늘 저질러 버리자고 결심했다. 만약 거절당하면 장난이었다고 빨리 둘러댈 셈으로. 


하지만 결과는 뜻밖의 성공! 마침 오랜 남친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였고, 못난이지만 서글서글한 내 성격이 제법 맘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후일담으로 들은 이야기) 그 후 4년간의 연애 기간을 거쳐 남들보다 상당히 빠른 20대 후반에 결혼까지 성공하여 벌써 두 아들과 함께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전나구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생에 라를 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본인이 바로 그 귀하고 귀하다는 전나구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수많았던 거절의 경험을 통해 배운 학습효과 덕분에 빠르고 준비 없는 고백을 시전 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뜻밖의 결과를 얻으면서 남들보다 조금 빠르고 훌륭한 결과를 얻게 되어 벌써 20년 가까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그 수 많았던 내 짝사랑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이다. 


to be continue.. 

'샛복'이란 무엇인가? #003. 만화방 대탈출 프로젝트 (https://brunch.co.kr/@zinzery/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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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지사새옹지마 #샛복이란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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