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글쓰기가 좋아 브런치를 시작한 지 이제 1년. 누가 봐주던 말던간에 그저 나 혼자 일기 쓴다는 심정으로 조회수가 하루 10개 미만인 적도 많고, 보통은 30-40개 수준이었던 적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시간과 에너지는 온통 글쓰기로 쏠리기 시작했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글쓰기 키워드들을 하나씩 꺼내어 정말 온갖 주제의 다양한 글쓰기에 매진했다. 시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평론도 하고, 정말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넘나들며...
불과 며칠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브런치에 들어와서 습관처럼 몇 개 되지도 않는 조회수를 확인하는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주식으로 치면 상한가를 한 10번 맞은 느낌이랄까? 십단위 조회수가 익숙한 내게 몇 백단위의 조회수가 찍히고 있는 것이다. 작가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유입 경로라는 게 자세히 나오는데, m.daum.net을 통한 유입이 많은 것으로 보아 다음 사이트 어딘가에 랜덤으로 올라가고 있는 듯했다.
며칠 지나 그 글의 조회수가 한풀 꺾일 때쯤 이번에는 다른 새로운 글이 하룻밤 사이에 천단위 조회수를 기록하며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카카오톡 #검색을 통해 유입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 내가 쓴 글을 몇 천명이 본다고 하니 좋기도 했지만 참으로 문장 하나하나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하필 20여 개의 글 중에 가장 신경을 덜 쓰고, 시류에도 안 맞는 글의 조회수만 올라가다니.. 엄청나게 신경 써서 쓴 글은 여전히 조회수가 십단위에 머물러 있는데..
하루 조회수가 만단위, 십만단위로 나오는 작가들이 이 글을 본다면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조회수 백개, 천 개는 유튜브 조회수 백만개와 맞먹는 수준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혼자 글을 쓰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는 하나 그래도 글을 쓰는 사람 중 다른 사람이 읽어주기를 바라지 않는 작가가 누가 있으랴..
여하튼 그렇게 시간이 하루 이틀 지나고 다시 원래의 조회수로 일상 복귀한 나의 브런치. 오늘도 고작 몇십개의 조회수가 올라가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 며칠의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다. 언젠가 열심히 쓰다 보면 다시 또 새로운 조회수, 구독, 공유와 같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그 기다림이 너무 길어질까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그런 생각을 한번 해보았다. 내가 너무 고만고만한 글들을 쓰며 고만고만한 조회수를 반복하다 보니, 혹시나 지쳐 글쓰기를 포기하고 떠나버릴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브런치에서 한 번씩 이런 이벤트를 열어주는 것은 아닌지. 마약 같은 경험을 통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열심히 글쓰기를 독려하려는 것은 아닌지. 만약 그 조회수 폭등의 배경에 그런 브런치의 음모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그렇다면 당신들은 성공!" 나는 이제 조회수의 노예가 되었어요. 조회수를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 수 있고, 추잡한 제목 어그로도 기꺼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페북에도, 인스타에도, 카카오스토리에도 쓰기 어려운 글쓰기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한번 눈치 보지 말고 써보고 싶었던 그 마음 하나뿐이었다. 그렇기에 조회수나 댓글은 그저 신기루 같은 것이라고 누누이 곱씹으며 살고 있다. 조용히, 꾸준히 쓰다보면 언젠가 인기작가가 자연스레 되어있을테니 조바심 내지 말고..
※ 쓰고보니 참 기승전결없는 밋밋한 글이 되어버렸군요.
※ 추천글 : 아듀, 어벤져스 https://brunch.co.kr/@zinzery/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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