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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터졌다 Jun 17. 2021

누가 내 마음을 수저로 퍼먹은 것 같아.

걷던그때

어슴프레 까맣게 젖어가는 저녁길을 걷는다. 

타박타박. 

말없이 같이 걷는 길이 건조하다. 

다행이다. 

우리의 발길을 잡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작은 돌멩이 하나 없는 고르고 건조한 길을 타박타박 걷는다. 


내가 너의 생각을 하듯 너도 나의 생각을 할 테니까. 

아무 말도 없이 걷기만 하는데도 마음이 편해서 흘낏 너를 바라본다. 

걷기만 하는데도 잠이라도 자듯 평화롭고 고요하다. 

너 없이 혼자 이 길을 걷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조차 까먹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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