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추천 받아요.

추리와 소설을 더하면 인생

by 돌터졌다

언젠가 우연히 내가 쓴 글을 읽은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소재는 어디서 찾으세요? 경험?


무례하게 느껴졌다. 아니 다시 생각하니 물어볼 만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말 몰라서 묻는 사람일수도 있잖아?


-이것 저것 많이 봅니다.


-근데 작가들은 보통 자기 경험 쓰지않나?


이건 확실히 무례하다.

보통 자기 경험? 순식간에 십여년 전으로 나를 강제로 끌고 들어가는 재주가 있었다. 그녀는.


-보통 살인을 하고 글을 쓰지는 않죠.


근데 살인을 하면 어떤 기분일지 알 것같다고 덧붙이려다 말았다.

이럼 안되지.


글을 쓰면 오만가지 별의별 인간이 되어보기도 하지만 잠깐 되어보는거지 진짜 되는 건 아니니까.

진짜 되는건 위험하니까.


-사연 없는 사람은 작가 되기 힘들겠어요.



-공감 못하는 고통보다야 낫겠죠.


-논문 같은거 쓸때는 지겨우시겠어요. 감정을 빼야 하니까.


-오히려 더 쉽습니다. 적어도 저는.



글쟁이는 무당과 같은 면이 있어서 그때 그때 몸에 실리는 영을 만나듯이 그 속으로 들어가야 진짜처럼 글이 나온다.


살인을 쓸 땐 살인마처럼, 사랑을 쓸 땐 애절한 정인처럼,


분석하고 종합하고 사실에 근거해서 뽑고

새로운 가설을 만들고 증명하는 건 머리가 힘들지 가슴이 힘들지는 않거든


-항상 센치한 느낌으로 사는 건 아니죠?


-항상 그러면 못 살죠. 힘들어서.


-그럼 글도 잘 안나오지 않나요?


-그냥 매일 씁니다. 거미가 꽁무니에서 실 뽑듯이.


-기계적이군요?


-그래서 규칙적이고 가늘죠. 그래도 그게 나를 지켜주기도 합니다.


-튼튼하기는 한가요?


-당신정도는 묶을 수 있겠네요.


말을 마친 나는 칭칭 그녀를 동여매기 시작했다. 죽음앞에 태연히 수다를 떠는 그녀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동여맨 그녀의 체액을 서서히 마시며 그녀가 되어보기로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전설의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