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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온 Nov 05. 2024

그림이 그려지게 말하면 바로 반응합니다

고객을 유혹하는 방법

 '백문 불여일견'이라는 고사성어 들어본 적 있으시죠?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뜻으로, 무엇이든지 직접 경험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 우리는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앞서 말한 비유와 유추 등 여러 설명을 잘하기 위한 기술들을 말씀드렸는데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설명으로 고객이 직접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게 돕는 기술이었습니다. 


 오늘은 고객이 우리의 설명을 듣고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Chat GPT 이미지 생성


 저는 지난 10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보고와 업무 협의 및 설명을 해왔습니다. 말하는 재능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지만 시간이 이를 해결해 줬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한 장 짜리 보고서를 만들어서 상사에게 보여주는 게 가장 빠른 설명이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왕이면 눈에 그려지게 이미지까지 첨부하면 말로만 하는 것보다 질문이 반 이상 줄어듭니다. 물어보는 사람도, 답변하는 사람도 덜 피곤해집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사례로는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카탈로그를 들 수 있습니다. 판매원은 직접 제품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을 카탈로그를 통해서 집에서도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고객은 집에서도 궁금한 것이 있다면 판매원을 통해서가 아닌 카탈로그를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죠. 카탈로그 안에는 제품의 이미지와 함께 설명도 들어있으니 고객은 집에서도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이미지를 첨부할 수 없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무언가 팔기 위해 매번 이미지를 첨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림이 그려지게 말하면 됩니다. 이미지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충분히 고객 스스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말해주세요. 그림이 그려지면 고객의 결정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즉각 반응하기도 하겠죠?  


A : 오늘 파티에 손님이 굉장히 많이 왔어요

B : 오늘은 이 공간이 꽉 차서 자리를 이동하기 불편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어요.


A : 저희 건조기는 세균까지 잡아내는 건조기입니다.

B : 저희 건조기에는 40도의 살균 건조기능이 있어서 세균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A :  이 조명은 3단으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수험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할 때 쓰면 정말 좋습니다.

B :  이 조명은 눈이 피로하지 않을 만큼의 밝기를 3단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수험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할 때 쓰면 정말 좋습니다.


 A의 표현보다 B의 표현이 더 와닿지 않나요? 단순히 길게 말해서가 아닙니다. 의미가 같더라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차이입니다. 이를 '언패킹 이펙트'라고 하는데 어떤 사건에 대한 판단이 어떻게 묘사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좋다고 표현할 판매원은 없습니다. 당연히 구체적인 설명은 하겠죠. 그러나 고객이 보고 듣고 싶은 말은 이론적인 설명이 아니라 상품의 장점 한 가지를 꼽아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게 설명하기를 원합니다. 


 옛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죠. 설명을 듣기보다 하나를 보여주면 고객은 열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를 말해주기보다 하나를 보여주면 됩니다. 못 보여주면 상상으로 볼 수 있게 설명하면 됩니다. 

제가 지금 쓰는 폰이 갤럭시 S24 울트라인데 AI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한 CF를 보고 구매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구매하고 나서 'AI도 잘 되고 최신형이니까 배터리 성능도 당연히 좋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당연히 좋더라고요. 그다음 이어서 든 생각은 이전 폰이 갤럭시 S22 울트라였는데 모든 기능이 이전 폰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하나만 제대로 설명하면 다른 부분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확대 해석하기도 합니다. 


 상품의 장점이 여러 개인 경우에는 무엇을 설명해야 할까 고민이 되실 겁니다.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한 가지만 말하기에는 참 아쉬울 때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럴 땐 고객이 물어보기 전까지 참으세요. 판매를 위해 깔끔하게 잘 다듬어진 장점으로 상품을 포장하셔야 합니다. 그 포장은 고객이 풀어낼 겁니다.(언패킹 이펙트)


 설득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타인의 의견(행동)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유혹은 타인이 스스로 의견(행동)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합니다. 당연히 설득은 유혹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고객이 상상할 수 있게 그림 그리듯 설명해 주고 설득이 아닌 유혹을 해보세요. 충분히 잘 그려냈다면 고객은 즉각 반응할 겁니다. 


<잘 파는 사람은 이렇게 팝니다> 中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기보다 부자가 됐을 때를 상상하게 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방법은 스스로 찾게 될 겁니다. 고객 스스로 반응하게 유혹하세요. 고객에게 상상력을 일깨워주세요.

정신 차려보면 당신의 상품을 이미 구매한 상태가 되게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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