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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축가 이영재 Jul 16. 2018

일본건축기행 1-3

동경(도쿄 Tokyo, 東京)-3

[ 1 일차 ] _ 아이코닉(iconic) 전쟁


짧은 여행의 대부분은 근거리에 볼거리를 둔다. 그러다 보니 걷는 일이 다반사다. 하노키초 공원(檜町公園)에서 다시 20여분 걸어 롯본기힐스(Roppongi Hills)로 향했다. 앞마당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거대한 거미(Maman)를 보기 위해서도 그렇다고 야경속 찬란한 건축물도 모리아트 뮤지엄(Mori Art Museum)을 보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록본기 힐스와 거대 거미 그리고 모리아트뮤지엄 입구


작은 예배당을 보기 위해서다. 결혼식장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는 예배당과 그곳을 담고 있는 도쿄 그랜드 하얏트 호텔(Grand Hyatt Tokyo)의 연출은 스키모토 다카시(杉本贵志, takashi sugimoto)의 작업이다.


스키모토의 디자인 컨셉은 새로운 자연이었다. 한번 사용 된 철재와 목재, 천연 석재 또는 해체 된 건물에서 오랜된 벽돌을 가져다 일본 전통의 다실이나 고건축에서 느껴지는 촉감과 느낌을 공간의 매력의 하나로 파악하고 도입하는 것이다. ‘물과 구름, 바람과 빛의 변화 등 우리를 둘러싼 자연의 변화를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가 디자인의 중요한 컨셉이었다.

<http://www.superpotato.jp/ja/concept 슈퍼포테이토 홈페이지 참조>


실제로 그의 디자인은 자연의 형태를 그대로 옮겨와 거칠기도 하고 어떤 한면으로는 상반된 단순한 디자인을 맞대어 놓음으로 충돌을 일으킨다. 큰 덩어리의 화강암을 깨어놓고 그 위에 목재 상판을 올려 사용하고, 모던한 실내의 한쪽 켠에 거석을 높아 자연의 일부를 가져다 놓는다. 매우 아이코닉한 상황이다.


도쿄 그랜드 하얏트 호텔내 작은 예배당


종교 시설의 상징성은 당연하다. 그 신성의 대체품이 항상 존재한다. 이러한 건축에서의 아이코닉한 시각적 은유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이다.

짧은(하지만 약2M 정도되는) 각형의 목재를 여섯단으로 세로로 붙이고 내부로 들어갈 수록, 그리고 위로 향할수록 좁아지는 공간은 점점 십자가로 수렴되어 상징적 공간의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목재라는 소프트한 물성의 재료는 전면을 감싸고 있고, 입구쪽은 석재의 거친면을 남겨놓아 질감을 살려 공간감을 증폭시켰다. 2층에 올려놓은 작은 파이프 오르간의 금속성도 공간을 좀 더 다양하게 만든다. 목재와 석재 그리고 금속은 상호 보완적이면서 잘 어울리는 소재다.


(좌) 안도다다오 '빛의 교회' / (우) 페터 춤토르 'Brother Claus Filed Chapel' 내외부


이 시간, 이 장소의 흠이라면,

오늘의 숙박지가 여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의 숙박지는 이 공간들 보다 더욱 아이코닉하다. 일본, 그리고 동경이라는 장소성을 더욱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캡슐호텔"이다. 갖출것은 다 갖췄다. 티비도 라디오도 그리고 환풍기도 있다. 입구는 얇은 가림막을 내려 내외부를 단절한다. 그동안 해보지 못한 체험에 작은 그림을 한장 그려놓는다.


캡슐호텔은 저렴하다. 호텔에서 긴 시간을 보내지 않는 여행객에게는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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