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어교사모임 회지읽기소모임
2023년 4월 18일 오후 4:37 에 회지 읽기 소모임에 올린 글이다.
아이들의 글은 읽으면 늘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태어난지 14년~16년밖에 안 된 아이들의 마음속에 뭐가 그리 맺힌 게 많은지. 그것들을 모두 풀어내고 밝은 마음으로 스무살 어른이 되도록 도와주시는 김제식 선생님의 도전과 실천에 감동받았다.
실제 활용한 책 목록을 제시하신 부분도 도움이 되었고, 간략한 수행평가 방법 안내, 그림자에 대해 학생과 대화나누는 사례 등도 도움이 되었다. ‘내가 불편했던 장면’과 ‘내가 화가 났던 장면’을 구분하여 제시한 것이라든가, 맺힌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서로 공감하는 작업을 설계한 것 등에서 정신분석을 제대로 공부하신 분의 내공이 느껴진다. 다만 8차시 <대화 나누기>단계에서 정신분석학의 배경지식이 없는 교사는 어떤 방식으로 모둠 활동을 조율해야 하는지 좀 더 자세히 소개되었으면 좋았겠다.
이 꼭지를 읽은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이와 같은 ‘겪은 일 쓰기 수업’을 적용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가 주변 사람들(학생, 동료교사, 관리자)을 보며 느끼는 불편함을 통해 자신의 그림자를 먼저 만나고, 그것을 수용하고, 내면의 어린아이를 키워서 내보내는 작업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런 수업은 ‘국어 교사’로서의 자아로 ‘학생’을 대한다는 틀을 유지한 채, 작문 수업의 한 기술로 또는 좋은 수행과제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원하는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수업을 받으면 학생들도 좀처럼 마음을 열기 어렵다. 교사와 학생이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날 각오를 해야 성과가 커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가 교사 자신의 내면을 먼저 만나야 하는 것이다. 아마 그것은 불편하고 화가 나는 작업이 될 것이지만, 김제식 선생님의 글을 잘 이해하고 이 글에서 시키는 대로 해 보면 끝내는 교사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수용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을 것이고, 이와 같은 마음의 평안을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안달이 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