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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라운지 Apr 18. 2021

괜찮아요 당신을 위한 시크릿 속옷이 있으니까요

[특별한 속옷의 세계]






우리는 살면서 참 다양한 경험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으니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다르니까 다른 생각과 외모를 가지고 성향도 다르고 취미도 다르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것 같다. 외모도 마음도.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평범하다는 말의 정의가 정확하게 어떤지는 명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과 또는 일상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이번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다 보니 평소에는 잘 알 수 없었던 그런 특별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거창한 내용은 아니고 우리가 평소에 인지하지 못하고 입던 보통의 의류와는 조금 다른 옷을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선천적으로 아픈 몸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의 어머니를 만난 것은 몇 해 전이다. 겉으로는 보통의 엄마와 다른 면이 없는 그런 분이었다. 처음은 아픈 딸을 위한 의류를 만들고 있는 엄마이자 사업가인 그분이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 하는 딸을 위해 입고 벗기 편한 속옷 겸 겉옷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아이는 몸은 아파서 누워서 지내지만 점점 성장을 해서 이제 청소년이 되었다. 사춘기도 오고 그에 따른 속옷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속옷은 입고 생활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많은 생각과 시도 끝에 엄마는 아기들이 입는 일체형 베이비수트에 속옷을 접목해서 한 벌로 만들어 입고 벗기 편한 특수 의류를 만들기 위한 생각을 했고, 실제 제작을 위해서 컨설팅을 의뢰했다. 참 대단한 의지를 가진 분이었고 힘든 상황이지만 가족들이 함께 잘 이겨내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다른 생각 별로 안 하고 바로 컨설팅을 해드리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바로 디자인 및 패턴 등을 만들어서 전달을 했다.


이후에 그때 그 엄마는 특수 의류를 디자인해서 판매를 하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년 전쯤 젊은 남자분이 찾아와서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어린 딸아이가 있는 아빠였는데. 의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을 하는 분이었다. 찾아온 이유는 바로 어린 딸이 피부가 예민해서 일반적인 속옷을 입으면 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아빠는 몸을 조이고 통풍이 어려운 보통의 속옷보다 통기성이 좋고 몸에 덜 자극적인 속옷을 만들기 위해 방문을 했다. 이미 많은 조사를 통해서 소재와 대략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방문을 했으나, 너무 특이한 소재를 사용하는 속옷이라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이미 다른 곳에도 상담을 진행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만들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방문을 했다. 처음에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나도 다른 업체와 똑같은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제품화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는 동안 불편함이 있는 아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빠를 보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컨설팅 작업을 하게 되었다. 


다른 분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분은 참 열정이 넘치는 분이었다. 아기들을 위한 속옷을 만들면서 같은 소재로 사이즈를 키워 엄마들도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성인용도 같이 제작을 했다. 같은 경험을 했거나 할 수도 있는 엄마들이 직접 입어보고 안심하고 아기들에게 입히라는 그런 배려였다. 참 대단한 분이었다. 판매용도 아니고 증정용, 체험용 제품을 만들어서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열정 넘치는 아빠가 만든 특별한 속옷은 제품화되어서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고 있으며 제품을 구매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서 그런 것이지 세상에는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나도 이런 일을 직접 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었을 그런 특별한 의류를 디자인하고 기획하고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도 특별한 상황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또 쉽게 보통의 사람들이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배려한 의류나 속옷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에 더 나은 시대가 된 것 같다. 여러 가지 매체도 있고 SNS나 소셜미디어도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품을 만드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입기 위해서 특별한 속옷을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체형이 보통과 다르거나 또는 선천적인 경우가 아니더라고 후천적으로 다양한 케이스에 의해 이전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유방암환자의 경우이다. 수술로 인한 신체의 변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고통은 누구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번 제작해준 남성용 속옷이 있다. 어릴 적 수술로 인해서 조금은 특이하게 항문 쪽에 분비물이 나오는 남성의 경우였다. 상담을 하기 전에는 기저귀나 여성용 생리대를 사용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회활동이 늘어나고 집을 떠나 기숙사에서 지내야 할 상황이 생긴 것이다. 보통의 속옷과 외관상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분비물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속옷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처음에는 몇 번 샘플링을 했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여러 번 시도 끝에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해마다 제작을 하고 있고 아마 내년에도 연락을 하실 것 같다. 






이런 일을 안 했으면 몰랐을 사실과 경험을 이야기하고 알릴 수 있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경험과 재능을 바탕으로 필요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런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고 내가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도 그렇고 또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며 소통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


함께하는 세상, 사람이 소중한 세상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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