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나는 네가 싫다.
분홍빛 두 뺨도
콕 찍어놓은 입술도 싫다.
거무튀튀한 내가 초라해 보여 싫다.
모두들 너를 본다.
네 바로 옆에 서있는 나는 보지 못한다.
사람들은 오직 너만 본다.
나는 그게 싫다.
근데 분홍의 너는 검은 내가 뭐 그리 좋은지
매일 밤 내게 매달려
나를 껴안는다.
나마저 앗아가려 미소 짓는다.
그래, 너는 아름답다.
응당 모두의 시선을 뺏을 만하다.
때론 향기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네가 싫다.
모든 이의 마음을 가지고도 부족해
검고 비쩍 마른 내 마음까지 가져가니까.
정규환 찍고 이 한미루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