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 콜라볼레이션
밤이 온다. 아침의 영광과, 저녁의 노을을 걷어가며. 먹먹한 어둠으로 온다.
밤이 오면 아침은 신기루, 나는 썩어들어가는 나무 밑동. 새로 뿌리 뻗을 땅 찾지 못해 헤매인다.
네가 언제 빛났던 적이있니? 검은 생쥐 한 마리 갈라진 나를 뜯어먹으며 읊조리네. 깊은 눈동자 더 깊은 어둠. 검은 내장 가득 나로 얼룩지네.
밤이 온다. 피하고 싶은 밤이 온다.
그래도 밤은 온다.
지친몸 안락 속에 뉘일 밤.
환난의 세상 속 나를 돌아볼 밤.
곧뻗은나의 손, 온몸으로 맞잡던 날의 밤이 온다.
피하고 싶던 밤이 온다.
여전히 깊은 어둠. 쓸개보다 진한 밤.
맞잡은 손 떨리운다. 여린 뺨 떨리운다.
썩은 나뭇가지, 떨어 미소 짓는다.
나 이제 두려워하지 않는다.
잡은 손, 치든 고개 끝에 걸리는 밤을 본다.
밤의 심장 저 멀리 새벽 치마, 빛으로 울어온다.
캘리그라퍼 인스타그램 limonmojito
이 한미루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