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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계포상 Mar 28. 2016

나체

그들을 위하여

호박색 태양이 익어 내리던 여름.

흘러내리는 땀에 지쳐 옷을 벗어젖혔다


불어오는 바람, 하늘의 숨결에

땀 식힐 겨를도 없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호박색 눈동자가 몰려들었다.

벗어젖힌 옷의 여백만큼 드러난 맨살을 가득 메웠다


누군가는 찬양했다, 휘파람불며

누군가는 야유했다, 혀를 차며

하지만 그들의 눈은 똑같이 말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호박의 달짝지근함에 취한 나,

하나 둘 옷을 벗는.

나체의 나,

황색의 살가죽만 남은.


마침내 나체로 그들 앞에 섰을 때,

호박은 모두 떠나갔다.

어느새 모든 것은

나의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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