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떻게 다치셨는지 기억나요?"
"나? 영 영 하다가 자빠졌주"
"원래는 집에서 누워서 지내신다면서요?"
"영 영 하다가 콕 해서"
"영 영이 뭐에요? 무슨 말인지 모르겄어, 할머니"
나이 지긋하신 할머님의 사투리와 치매가 겹쳐 도저히 나는 해석할 수 없는 대화가 오고 갔다.
"할머니, 누가 막 밀거나 때리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영 영 하다가 콕 했다니께"
"그니까 영 영이 뭔지를 모르겠어, 내가. 누구랑 영 영 했는데요?"
"..."
말씀을 하기 싫은 건지 할 얘기가 없으신 건지 입을 닫으셨다. 소득 없는 대화를 끝내고 찝찝함을 가득 채운 채 마저 일을 했다. 그저 나의 추측으로 이렇게 흘러가는 게 아닌지. 보호자들에게 스트레스받아서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게 되는 게 아닌지.
이틀 정도 지나고 할머님은 일반병실로 올라가셨다. 가족은 많으신데 간병사를 구해서 병간호를 하겠다는 보호자들의 선택도 의아했지만 내 선은 여기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