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씨악당남매와 산의형제
폭염은 계속되고 폭우도 간간이 찾아온다. 극단적인 폭씨 성의 남매들은 여름철 단골손님이다. 우울한 놈, 짜증 나는 년 반갑지 않게 번갈아가며 인류를 찾아오고 괴롭힌다. 마치 인류의 정신/신체건강 위협하는 악당들 같다.
우중충한 폭우가 쏟아지는 순간을 떠올린다. 어둡고 축축하고 우울함의 대명사, 어두운 파란의 세상이다. 지하방한칸의 현실공간을 물로 잠식시키고 괴롭힌다. 걷는 길은 웅덩이인지 수영장인지......, 좋아하는 신발은 눅눅해진다. 가끔 절친이라는 뇌우를 동반하는 날에는 밖에 나가기 겁난다. 금방 나에게로 향할 것 같은 매서운 소리와 빛은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햇볕 쨍쨍 내리쬐는 폭염은 어떠한가. 피부암을 일으키는 매서움으로 인체를 공격한다. 인류는 찜질방이 아닌 야외에서 찜질방을 경험한다. 내가 가고 싶을 때, 땀 쭈욱 빼고 싶을 때 찜질방 방문해서 스트레스 풀고 싶지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폭풍땀띠는 이래저래 곤욕이다.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인류는 폭염으로부터 인체의 수분증발을 막아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심한 손실은 생명을 위협하니까
우산과 양산, 그대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우산과 양산>
비 오는 날, 알록달록 주인을 지키는 충성스러운 지붕이 된 너는 투명해도 돼.
시야를 가리지 않아 곁눈질하지 않아도 되는 느낌이 좋다.
그래도 분위기 있게 노랑 파랑 빨강 알록달록 예쁜 단색을 펼쳐본다.
세상의 웅덩이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머리라도 지켜줬으니 고마워
햇빛 쨍쨍한 날, 검은색 안감에 흰색 겉감이 좋다는 논리의 너와 동행한다.
자외선이 뚫고 오지 않도록 투명은 안되기에 깐깐하지만 고마워
비 오는 날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우산과 다르게 넌 머뭇거리게 되지만 용기 내 펼쳐본다
나의 피부와 건강은 소중하니까
지붕 같다는 생각을 한다. 비 오는 날, 햇볕 쨍쨍한 날 하늘이 인류를 공격하는 날 너는 나의 지붕이 되어줘.
지붕 아래 나를 방어하는 안식처가 되어주는 우산과 양산
지붕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여러 갈래의 산등성이
한 손에 쥐기 편한 지팡이 모양
친숙하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