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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숲 Sep 11. 2018

작은 습관, 큰 변화 ‘홈메이드 요거트’


누군가가 건강식을 하나만 추천하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홈메이드 요거트를 말 할 것이다. 그냥 요거트가 아닌 홈메이드 요거트.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요거트에 당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요거트를 먹을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부지런히 먹게 된다는 것이다. 


마트에서 당분이 없는 플레인 요거트를 사서 먹은 일이 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만든 것 보다 훨씬 맛있다. 그런데 왜 일까. 사놓고 먹지 않게 되는 이유는. 



반면, 직접 만든 요거트는 내 품이 조금 들어갔다는 이유로 끝까지 남기지 않고 먹게 된다. 냉장고에서 자꾸만 나를 바라보는, 착하고 말간 얼굴의 요거트. 그래, 먹어야지. 아무렴. 누가 만들었는데.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유가 유산균과 만나 시간과 함께 걸쭉한 요거트로 되는 변화, 그 과정이 내 손, 내 집에서 일어난다는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안심.




홈메이드 요거트를 먹기 시작한지 이제 3년 정도, 단맛이 빠진 요거트에 맛을 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어쩌다가 요거트를 먹게 되었느냐. 건강식이라는 요거트에 호기심이 막 일던 차에 텔레비전에서 나온 ‘홈메이드 요거트 만드는 법’에 매료돼 버렸기 때문이다. 



별다른 기계나 기술 없이도 기초만 착실하게 지키면 시간이 만들어 내는 요거트. 순두부 같이 착한 모습의 요거트, 한 스푼 푹- 뜬 그대로 남아 있는 자리를 보는 것은 요거트를 먹는 즐거움 중 하나다. 잘 만들어 졌구나.


그렇지만 건강한 음식이라는 것을 아는 것과 그 음식을 정말 즐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건강한 음식을 즐겁게 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착하기만 음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문제. 몸에 좋으면 뭐해, 당기지가 않는다.


처음에는 요거트 섭취에 의식적인 노력을 했다. 요거트가 내 몸에 잘 맞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앉아서 일 하는 매일, 식단에 식이섬유가 조금만 부족하다 싶으면 변비 문제가 생겼다. 요거트를 섭취하면 변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숙변이 없으니, 피부도 좋아지는 기분. 평소 잘 안 먹게 되는 과일이나 견과류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면역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웬일인지 감기에 자주 걸렸다. 사는 환경이 변하면 적응해야 할 바이러스들도 달라지는 걸까, 별 생각이 다 들 정도로 감기에 자주 걸리자, 한동안 뜸하게 섭취했던 요거트를 다시 만들었다.


아침마다 요거트와 과일을 섭취하고 운동을 시작하자, 더 이상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감기가 와도 목이 깔깔하다, 싶다가 금방 원래 컨디션을 되찾는다.


요거트는 장 내 건강한 유산균을 공급한다. 장 내 공존하는 유해한 유산균과 무해한 유산균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나빠진다. 



감으로 하는 요리레시피: 홈메이드 요거트


재료: 우유 1리터, 유산균 스타터(유산균이 살아 있는 요거트 제품), 나무 숟가락, 요거트를 담을 용기


1. 만든 요거트를 보관할 유리용기 또는 플라스틱 용기, 나무 숟가락을 열탕 소독한다. 물을 넉넉하게 끓여 용기와 숟가락에 부어주고 식혀주면 된다. 물기가 완전히 없을 때까지 말린다.


2. 큰 냄비에 물을 끓인다.


3. 우유팩 윗부분을 다 뜯은 다음, 유산균스타터를 넣고 열탕 소독한 숟가락으로 잘 저어준다. 


4. 물이 끓기 시작하면 우유팩 채로 올려 3분을 데워준다. 이때 가끔 천천히 저어주어 우유와 유산균스타터가 잘 섞이도록 한다.


5. 3분 정도 데운 우유를 열탕 소독한 용기에 담는다. 집안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 두고 이불로 덮어 하루 정도 보관한다.


6. 요거트를 냉장고에 반나절 정도 보관한 후 먹는다.



※허리찜질기가 있으면 요거트를 용기를 감싸서 대기시키면 더 좋다. 대기온도가 높으면 요거트에 산미가 높고, 온도가 조금 낮으면 산미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요거트스타터는 시중에 파는 작은 사이즈 요거트나 유산균 제품이면 된다.

※만든 요거트를 처음 먹기 전, 가장 윗부분의 요거트를 퍼서 작은 용기에 따로 보관해, 다음 요거를 만들 때 스타터로 사용한다.



요거트를 나에게 맞게 즐겁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 내가 좋아하는 과일과 견과류를 함께 곁들이는 것이다. 신 과일을 즐겨하지 않아서, 요거트와 바나나를 즐겨 먹는다. 남들이 아무리 맛있는 조합이라 하더라도 내가 맛이 없으면 말짱 꽝. 


견과류 중에서는 호두를 즐긴다. 바나나와 호두를 요거트에 올려먹으면, 건강식이라는 의무감으로 먹는 음식이 정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의외로 딸기 같은 과일은 썰어서 요거트에 올릴 경우, 즙이 나와 요거트가 묽어져서 개인적으로는 즐겨하지 않는다. 쥬시한 과일이지만 전혀 시지 않고 단 망고는 취향에 꼭 맞다. 요거트에 망고잼을 올려먹는 기분.


의외의 조합을 발견하기도 한다. 요거트와 오렌지다. 오렌지를 먹다가 갑자기 요거트가 먹고싶어서 그릇에 담았다가, 손에 쥐고 있던 오렌지를 요거트 위에 올렸다. 숟가락에 함께 올라간 요거트와 오렌지를 한 입에. 우앗, 요거트에서 치즈의 풍미가 느껴진다! 


오렌지의 신맛이 요거트의 산미를 상쇄시켜 주면서, 요거트의 풍미를 극대화 시킨다. 고소한 요거트가 더욱 고소해졌다. 신 과일 중에서 유일하게 요거트와 함께 먹는 과일이 오렌지다.



이래도 저래도 다 귀찮은 날에는 요거트와 온갖 과일, 견과류를 함께 갈아서 마시기도 한다. 꿀을 살짝 넣어 쥬스로 갈아 마시면, 꿀떡꿀떡 잘 넘어가고 맛도 좋다. 크고 투박한 믹서기를 사용하면, 결국 뒤처리가 귀찮아서 갈아먹는 것도 안하게 된다. 콤팩트한 쥬스 만들기 전용 믹서기를 사용하면 쥬스 만들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작은 습관이 만드는 내 몸의 건강한 변화, 컨디션을 지키는 착한 홈메이드 요거트 식단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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