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Oct 25. 2020

서브컬쳐-서브인생의 일본어공부...

Subculture와 내 인생 대한 짧은 에세이 연재2



 흔히 사람들은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쪼끔 거창하게 그런 말들을 한다. 외국어를 배우는 건 새로운 세계를 배우는 것이라고. 물론 나도 그 말 자체엔 동의하지만, 조금의 추가설명도 필요할 듯하다. 이런 유머 자료 예로 들어...



 일본어 발음으로 로 리 콘. 아동성애자 같이 공개적으로 드러내면 놀림당하기 딱 좋은 문자가 자기 티셔츠에 쓰여져 있어도 외국어를 모르면  그저 놀림 당할 수밖에 없다. 베이컨이 말했다는 아는 것이 힘이고 권력이라는 말이 가장 현실적인 시대. 그래서 우리는 아직 한글도 완전하지 않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어를 배우고 어떤 아이들은 유치원때부터 영어유치원에서 원어민 교사에게 한글보다 영어를 우선해서 배운다. 아는 게 힘이니까. 영어를 잘하면 한국어 잘하는 거보다 훨씬 국제적으로 경쟁력있는 '인재' 가 될수 있으니까.


만약 카페에 '닫았음' 팻말이 걸려있으면 얼마나 어색할까


 그래서 고딩시절 나도 수능 영어 1등급을 받는 것을 단순히 대입 성적 이상의 '계급장'으로 여기면서, 학교에서 영어로 된 책을 펼쳐놓고 나는 이런것도 술술 읽으며 즐길 수 있다고 과시하곤 했다. 물론 이제와서 돌이켜 보면 겨우 수능 1등급 따위로 무슨 영어를 잘 하는 양 과시했는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 후 난 첫 수능을 밀어쓰기로 말아먹고 재수학원을 거쳐 무사히 대구를 벗어나서 서울의 대학에서 20대를 시작했고, 일부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제외하곤 고등학생 시절처럼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살았다. 그리고... 주류적인 삶에서 점점 멀어졌다. 서서히.



넓고 넓은 서울이지만 내 땅 한 평은 어디 있으려나


 대학에 오래 있으면서 토익 시험 한번이 왜 그렇게 보기 싫었을까. 아마 이미 두번의 고 3생활, 아니 어쩌면 나는 새로 생긴 고등학교의 1기 졸업 예정생으로고2때부터 상급생없이 이른바 스카이 공부반에서 공부했기에 재수학원까지 3년의 고3생활을 보내면서 시험적인, 너무나 시험적인 청춘을 보내버려서 더이상의 그런 평가받는 인생을 거부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또 스카이 특별반에서 3년을 공부했지만 결국 스카이에 가지 못했다는, 나는 1류가 아니었다는 냉정한 세상의 평가에 더이상 그렇게 최고로 평가받고 싶다는 마음이 한풀 꺾여버린 것도 있지 않았을까.



3년간 벌 주듯이 공부하고 2년간 벌 받듯이 군대에 있었으니 이젠 맘대로 살아도 되는줄 알았는데...


 이런 마음은 하나의 순환적인 연결고리를 이루었고, 나는 조용히 졸업과 취직이라는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라는 샛길로. 10대 시절 소중히 간직했었던 독수리 오형제와 카드캡터 체리와 에반게리온이 날뛰는 서브컬쳐의 세상으로 다시 침식되었다. 서브컬쳐, 하위문화라고 흔히 번역하기에 이에 빗대어 대기업도 공무원도 정규직도 없이 하류인생 반백수안 내 현생을 서브인생이라고도 불러볼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수면 밑으로 침전하는 가운데, 고딩시절부터 책 좀 읽는 척 과시히는 버릇은 여전히 남아있던 나는 문학 동아리의 선배에 하나의 책을 추천받았다. 아마 이 책의 번역이 아니었다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삶의 궤도를 걷고 있었을지도 모으는 책.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을...



계속...


작가의 이전글 한글날에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면...feat독수리오형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