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빨리 실버가 되었다
-프롤로그-
내 나이 마흔 중반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불과 1년전 아니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다.
일을 쳐 내면 또 다른 일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어서...
일 이외에 다른 고민을 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부모님께 받은 복 중에 하나가 누우면 바로 잠 드는 체질인데,
불면증이라는 것을 반복하게 되고 심지어는 숨을 쉬는 것이 힘들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
새벽에 창문을 열고 한참을 공기를 들이 마시며 쉼호흡을 반복했다.
공황장애라는 진단까지 받고 약까지 먹는 신세가 되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란다.
그러길 반복하다가 드디어 일이 터졌다.
도저히 숨이 막혀서 견딜수가 없어 새벽 응급실을 찾았다.
몇가지 검사를 마친 후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중환자실로 직행하는 신세가 되었다.
위급상황이란다.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심장이 30%밖에 움질이질 않는다고 한다.
폐에 물이 차서 숨 쉬는게 더 힘들고 지금 당장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
걷는 것 조차도 위험하다고 한다.
심장이 과부하 상태가 되버렸다.
처음으로 공포감을 느꼈고, 절망감도 느꼈고, 인생무상을 느꼈다.
결국 이렇게 가는구나...
마지막 퇴원을 하기전 담당 의사의 조언이었다.
그 일 이후
나는 변했다.
담배를 끊었다.
술을 줄였다.
말 수가 줄었다.
부쩍 늙었다.
생각이 많아 졌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