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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신 Oct 12. 2022

6. 독서

작전 4.






앞의 글에서 나는 정적인 취미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중의 으뜸은 역시 독서이다.  심해서 읽는 종류가 다양하다고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다는 행위만큼 뜻깊은 일이 있을까 싶다.


나는 보통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사서 쌓아두고 냉장고에서 간식을 꺼내 먹듯이 한 권씩 빼서 읽는다. 음식이 그득히 채워진 찬장을 보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것처럼 책이 쌓인 걸 보면 왠지 마음이 든든해진다고 해야 하나. 


책의 여러 갈래  문학을 가장 좋아하고 문학 중에서도 소설, 소설 중에서도 SF소설을 즐겨 읽는다. 죽었다 깨어나도 내가 겪어보지 못할 세상을 간접 경험하면서 왠지 모를 해방감에 스트레스가 해소될뿐더러 막연한 상상을 과학적인 요소와 글로 실현시킨다는  대단하게 여겨져서 읽 내내 정말 짜릿하다.  외의 다른 소설이나 , 에세이 종류도 번갈아 읽는 편인데 '  넓은 식견을 가져보자.' 하는 생각에 논픽션의 인문학이나 자기 개발서도 읽어보려 시도하고 있다. 시도는 하고 있으나 사실 흥미를 자극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 같다. 개인의 취향이니 존중해주시길.


나는 종이책을 고집하는 편이다. 종이의 질감, 책을 넘길 때의 촉감을 느끼고 싶은 이유가 첫 번째, 종이 책이 전자 책보다 읽는데 훨씬 집중이 잘 되고 기억에 잘 남는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 세 번째는 그놈의 수집욕이다. 언젠가 큰 집으로 이사하게 되면 아주 크고 튼튼한 책장을 놓고 그 책장을 책으로 가득 채우는 꿈을 품고 있지만 현실은 좁디좁은 원룸에 자꾸만 책을 들여와 마구잡이로 쌓아둔 탓에 선반이 터져나가기 일보직전의 상태다. 그래도 가끔 읽을 책이 다 떨어졌거나 급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 생각나면 전자책을 한 번씩 보기도 하고, 마음이 힘들어진 이후에는 책 이외에도 읽을거리는 닥치는 대로 읽어제꼈다. 요즘 괜찮은 뉴스레터들을 온라인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한때 내 별명은 '책 읽는 공장장'이었다. 공장처럼 책을 빠르게 읽어치운다며 친구가 붙여준 별명인데, 다독도 좋지만 요즘은 깊이 있는 독서에 대해 탐구 중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필사를 하곤 하는데 필사를 하기 위해 종이책에 간단한 메모와 함께 표시를 해두는 것도 종이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보다 맛있게 독서를 하는 느낌이랄까. 반면 전자책과 비교해서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라 이동할 때 읽을 책은 최대한 가볍고 얇은 책 위주로 고르는 편이다. 무겁고 두꺼운 책은 집에서 침대 머리맡에 놓은 채 천천히 읽고 보통 이렇게 두 권의 책으로 병렬 독서를 한다. 예전에 본 [책의 운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어령 선생님이 인터뷰하실 때, '종이 책이 하늘에 떠 있는 달이라면 전자책은 그 달을 비추는 강물과 같다.'라고 하셨다. 실로 감탄을 자아내는 말이 아닌가. 이토록 멋진 문장을 듣고 내가 뱉은 말은… '와 쩐다'였다. 책을 열심히 읽으면 뭐하겠나 고작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감탄사가 쩐다라니…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어휘력이 이것밖에 안 된다니!


독서는 우울의 굴로 들어간 내가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 또 다른 세계의 경험,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는 친구,  미지의 공간에 놓인 나를 위한 해답지. 뭐 내 허접한 어휘력으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으나 

한마디로 독서는…? '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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