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이신 Oct 10. 2022

5. 심신 수련

작전 3.





활동성을 높이는 방법도 좋았지만 계속 바깥으로 나가 돌다 보니 비루한 체력이 버티질 못하여 오히려 더 피곤해지기 일쑤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대표적인 체력 거지로써... 몸과 마음을 모두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작전을 변경했다.










요가




스스로 몸을 일으켜 집 밖으로 발을 내딛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제성을 띈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하여 돈을 지불하고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어떤 운동을 하느냐가 문제였는데 헬스는 재미가 없었고 수영은 시간이 안 맞았고 집 근처의 필라테스와 요가를 고민하던 중,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다 필라테스보다 요가가 재미있었던 기억에 요가원으로 직행했다. ―의외로 나는 무언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행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추진력 강한 타입이다. (이 실행력이 엇나가 결국 충동성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사실 요가는 앞의 취미활동 챕터에 들어가는 것이  알맞을까 고민해봤지만 '바깥 취미' 몸을 피곤하게 하여 념을  위한 방법이었다면, 요가는 직접 해보고 나니 확연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를 하는 동안은 오로지  몸과 동작에 집중하고 호흡만으로 고통을 인내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있게 되는, '수련'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운동이었다


요가는 생각보다 근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인데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엔 한 동작을 해도 팔, 다리가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 떨리면서 땀을 뚝뚝 흘리는 바람에 요가가 끝나고 수건으로 바닥이며 매트를 닦느라 바빴다. 그렇게 죽어라 해도 안되던 동작들이 숙련되어 어느 날 자연스럽게 가능해지고 쉬워지면서 재미를 붙여 나갔다.


여기서 끝난다면 내가 아니지. 나는 어째서 할만하다 싶으면 일이 틀어지는 것일까? 한창 열심히 요가를 하던  무리하다 다리 근육 부상을 입었다. 당장은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되어 요가원에 다친 상황을 설명하면서 기간 일시 중단이나 연장을 문의했다. 그러자 요가원으로부터 진단서를 가져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내 상황을 탓하며 자기 비하로 이어지려던 차에  탓으로 돌리기 좋은 건덕지를 잡은 것이다.   나는 한껏 유치해졌다. '학교도 아니고 무슨 진단서를?', ' 날리는 것도 아까운데 기분도 상해버렸잖아.' 하는 마음으로 요가를 하러 가지 않은 것이 회복에 필요한 시간이 지나서도, 1주일, 2주일…. 그러다 어쩌다  .  사이 자취하는 집을 이사하게 되었고 집에서 요가원이 물리적 거리까지 멀어지는 바람에 그대로 흐지부지하게 모든 기간이 끝나게 되었다.


아쉬운 결과로 마치긴 했지만 요가는 여전히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상 입은 다리가 아직까지도 생활할 때 불편한 부분이 있어 아픈 곳이 온전해지면 요가를 다시 해보고 싶다.


   









마사지




단언컨대, 마사지는  인생 최고의 사치였다. 최고가의 소비..라는 뜻도 맞지만 주요 의미는 그게 아니라 내가 부린 사치  최고의 만족도라는 뜻이다.


처음엔 몸이 너무 찌뿌둥하고 힘들어서 이벤트가 홍보글을 보고 우연히 찾아가게 되었는데  길로 10 회원권을 끊고 돌아왔다. 관리해주시는 사장님의 역량이 가히 대단하셨다.  피부를 보자마자 체질 진단부터, 체형을 보고 생활습관과 문제점, 보완점, 운동법 추천까지 족집게 강사가 따로 없었다. 손길은 어찌나 시원한지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솜씨에 홀린 듯이 결제한 것이다. 전문가라는 호칭은 이런 분한테 붙이는 거구나 감탄을 금치  하면서.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예약을 잡고 방문했는데 몸이 뭉칠만하면 가서 피로를 풀고, 마사지를 받는 동안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하다 보니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한 잔소리.. 좋은 말로 바꾸자면 매주 코칭을 받으면서 평소 바른 자세를 잡으려는 노력도 많이 하고, 사장님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을 가르쳐주시면 틈틈이 시도해보며 평소 습관을 고쳐나갔다. 항상 어깨와 목이 뭉쳐서 두통이 심하던 나는 몸이 시원하게 풀리자 마치 마음도 말랑말랑 해지는 것만 같았다.


단점은 물론 돈이다. 솔직히 내 분수에 맞지 않는 가격대이다. 이것 또한 충동적으로 회원권을 끊었으니 카드 할부에 몇 달을 허덕이는 중이고 만약 계속해서 이대로 가다가는 거지꼴을 면치 못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돈이 아깝지 않은 경험이었다. 내가 만족했다면 되었다는 합리화를 하면서….   









명상




예전에 교수님께 명상법을 배운 적이 있다. 명상법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교수님이 알려준 방법은, 가만히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쉴 때 ‘들숨’, 숨을 내쉴 때 ‘날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잡생각이 들 때는 ‘망상’의 단어로 쫓는다. 오로지 내 호흡에만 집중하여 다른 생각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키는 방법이다. 시험공부를 하다가 집중이 안 되거나 힘이 들면 주로 했던 기억이 있으나 애석하게도 지금의 나는 거의 병적으로 한 곳에 몰두하기가 힘들었다. 특히나 스스로 절제하고 자제하는 것 또한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위와 같은 명상을 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느꼈기에 다른 방법의 명상을 택했다


요즘 유튜브에는 명상에 도움을 주는 영상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의 안내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유도 명상이라고 하는데, 좋은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마음에 새겨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된다. 주로 출퇴근 시 이동할 때 눈을 감고 그 안내 음성을 들으면서 자꾸만 나를 옭아매는 부정적 사고방식을 바꿔보려 많이 노력했다. 누군가가 계속해서 나에게 긍정적인 말을 뱉어주고, 응원해주고, 밝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니 나도 그에 맞게 변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수행 또한 명상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반복해서 절을 하는 행위나, 스님들이 마당을 쓰는 행위, 바느질, 뜨개질 등 잡념을 떨치고 무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 말이다. 실제로 이러한 행위들을 하다 보면 마음이 비워지고 그야말로 아무 생각도 없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된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는 수행 명상법이다. 나는 정적인 취미를 좋아하는 편인데 뜨개질로 제품을 만들어서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직접 쓰기도 하고, 장식도 하면서 점차 흥미를 붙였다. 실을 고르는 재미도 있고 만들고 난 뒤 성취감도 높았다. 


유명한 자기 개발서인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명상법을 찾은 뒤 명상의 효과를 보려면 최소 7일 이상을 지속하라고 말한다. 짧은 시간이더라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직접 명상을 해보니 다른 행동 작전들에 비해 실패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뿐더러 성취해가는 기쁨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심삼일의 내가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어떤 방법의 명상을 행하든 앞으로도 명상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이전 04화 4. 바깥 취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