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내 증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줬다. 아직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번아웃을 극복하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정신과 육체는 하나라서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파지기 마련이고, 아프다고 깨닫기까지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물론 깨달은 후엔 더 늦기 전에 제때 치료를 받는 게 좋겠지만 정말 안타까운 것은 알면서도 나를 방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 헤쳐나가는 힘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종교가 될 수도, 개인적인 취미나 전문의의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요즘 나는 미치도록 미웠던 직장 상사가 가여워졌다. '당신으로 인해 내가 아프고 방황했지만 진짜 문제가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인데 그걸 모르는구나, 죽을 때까지 그걸 모르면 참 불쌍한 인생으로 살다 가겠구나.'싶다. 상대는 변하지 않지만 나는 변화하고 있다. 마음이 조금씩 단단해짐을 느낀다.
내 작전은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우울을 앓고 있다.
그리고 불안을 안고 있다.
내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자.
우울과 용기 있게 맞서 싸우자.
그리고 각자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