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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언니 Sep 01. 2024

매일 러닝 하는 강아지

우리는 꾸준하고  멈추지 않는다.

ep.1

8월부터 러닝을 시작했다. 매일 동네 헬스장에서 체력단련을 했었는데 날이 점차 좋아지고 나서는 나가서 뛰기 시작했다.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간다. 매일 나갈 때마다 가을이 오는 듯 서늘하고 고요하고 숨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밤이다.

근처에 호수공원이 있다는 건 아주 큰 행운이다. 날이 좋을 때는 조이를 데리고 산책을 자주 한 곳이기도 하지만

여름이 오고부터는 호수에 나가질 못했다. 한번 돌면 끝까지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두가 나질 않았다.

진한 노을을 보고 나면 매일 운동이 기다려진다. 어쩌면 8월 마지막은 내내 행복하고 즐거웠다.

호수공원을 러닝 하다 보면 운동하는 사람들을 마주치는데  나는 이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 오늘은 운동을 해야지!라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얼마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도 한동안 게으르게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열심히 러닝을 해봐야겠다.

벌써부터 내일의 러닝이 기대된다.

ep.2

매일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있다. 나는 나의 하루를 후회 없이 보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오늘을 즐겁게 보내면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나를 일어나게 해주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매일매일을 후회 없이 보내야 한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다이어트로 시작해서 몸무게에 구속받지 않고 내가 즐거워서 하다 보면 어느새 감량에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20대의 나는 운동보다는 음식을 적게 먹거나 굶었던 것 같다. 건강한 다이어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운동이 귀찮았던 거 같다.

30대가 되고 나서는 체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음식을 굶을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 하나씩 취미로 가져가는 건 좋은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나는 나이가 들더라도 꾸준히 달려보고 싶다. 힘닿는 데까지

ep.3

조이와 함께 산책하다 보면 운동 시간이 더 길어진다. 혼자였으면 음악을 들으면서 러닝을 했겠지만

조이가 함께라면 조이에게 맞추게 된다. 조이는 걷는 걸 참 좋아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튼튼한 다리를 가졌다.

나이에 비해 젊게 살고 있다는 뜻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움직이지도 않고 매일 누워만 있으면 근육이 줄어들 뿐 아니라

활력이 없을 것이다. 조이의 활력은 어쩌면 매일 햇빛을 쐬고 적당하게 운동을 하는 것.

조이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늘 바쁘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 활력을 돋게 해 줄 것이다.


ep.4

호수에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확실히 날씨가 좋아지니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오는 거 같다.

나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는 편인데 그럴 때면 이렇게 안고 걸어갈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넌 정말 좋겠다. 언니가 안고 호수 산책도 하고” 사실 이게 팩트가 아니라 “우리 집 강아지는 늘 집에 있는데 넌 정말 부럽다”라는 말이었다.

매일 집에만 있어야 하는 강아지라면 안 키우는 게 맞다. 사실 사람이 외로워서 키우는 것이지 강아지는 잘못이 없다.

절대적으로 바쁜 사람들은 강아지를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쁘더라도 잘 챙기고 산책도 열심히 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기에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강아지들은 좋은 집, 좋은 음식, 좋은 장난감이 필요한 게 아니라 좋은 보호자 그리고 매일 시시콜콜 함께 삶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어쩌면 이것이 최고의 선물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며칠 전 조이 이름으로 기부를 했다. 어제는 럭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하는 이야기가

나는 내 이름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 역시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것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가리지 않고 남을 돕는 일이라면 기꺼이 하고 싶다. 유기견보호소에 일일이 손뜨개를 해서 보내준 적이 있고

수건을 잔뜩 보내준 적도 있고 사료, 간식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좋은 일에 쓰이는 일이라면 늘 참여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이유는 좋은 일을 해서 나의 선함이 멀리 퍼지게 하는 것, 그것이 언젠가 나에게 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이름이 아닌 조이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것,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 나는 무언가에 몰두하는 것을 좋아하고 끝까지 해내는 편이다.

자신과의 약속이라면 더더욱! 그리고 그것을 해냈을 때 나의 자존감과 나라는 사람의 존재감이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 이름으로 좋은 일은 많이 하면서 늙고 싶은 바이다.

어떤 하루는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좋지 못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러닝을 쉬는 건 아니다.

오히려 러닝을 하면서 땀을 흘리다 보면 근심 걱정이 스르르 사라질 때가 많다. 나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라 더욱이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좋고 안 좋고 간에 늘 나가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래야 내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화 신고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심박수가 말도 안 되게 올라가는데 그 맛이 너무 짜릿하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다.

내일도 모레도 난 여전히 뛰고 있을 것이다.

조이와 함께 뛰는 날이면 더욱이 행복하다. 매일이 너와 함께이길 바라면서 내일도 함께 열심히 뛰어보자!

조이의 힘닿는데 까지 말이다. 우리의 러닝 일기는 쭈욱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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