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졸라 (Astor Pantaleon Piazzolla, 1921-1992)'가 부흥시킨 탱고 음악 스타일인 '누에보 탱고 (Nuevo Tango)'만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탱고 음악', 사실 탱고 음악은 피아졸라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탄생하여 발전해왔습니다.
19세기 초, 당시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로부터 유입되어 유행하였던 '아바네라 (Habanera, 하바네라)'와 식민지 시대에 아프리카에서 들어온 '칸돔베 (Candombe)'가 결합하여 탄생한, 즉 남미와 아프리카 음악이 융합되어 탄생한 음악이 바로 '밀롱가'입니다. 밀롱가 외에도 땅고, 발스 이렇게 3가지 종류의 탱고 음악이 현재까지 연주되는 '탱고 음악'의 3가지 장르입니다.
'뿌글리에세 (Pugliese)'의 땅고 음악 '레시엔 (Recien)'을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편곡하여 연주한 필자의 영상
1. 땅고 (Tango)
탱고 음악의 한 장르이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4박자의 음악이 바로 '땅고'입니다. (원래 스페인어로는 땅고, 영어로는 탱고라 부르는 동일한 단어이지만, 이 글에서는 구분을 쉽게 하기 위하여 음악의 장르 'Tango'에는 오리지널 발음인 '땅고'를 지칭하도록 하겠습니다.)
19세기 중반 이후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땅고' 음악은 가장 오래된 탱고 음악으로 알려져 있는 '후안 페레즈 (Juan Perez)'의 1880년 곡 '다메 라 라타 (Dame la lata)'를 필두로, 유럽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탱고 음악이기도 한 '앙헬 비욜도 (Angel Villoldo, 1861-1919)'의 1903년 곡 '엘 초클로 (El Choclo)', 탱고 파티인 '밀롱가 (Milonga)'에서 가장 마지막에 연주되는 곡인 '로드리게즈 (Gerardo Matos Rodriquez, 1897-1948)'의 1916년 곡 '라 꿈파르시타 (La Cumparsita)'와 같은 수백, 수천개의 땅고 곡들이 지금 현재까지도 작곡되고 연주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흔히 듣는 탱고 음악인 피아졸라의 '리베르 땅고 (Libertango)'나 여인의 향기로 알려진 '카를로스 가르델 (Carlos Gardel, 1890-1935)'의 '포르 우나 카베차 (Por una Cabeza)'와 같은 음악들 역시 '땅고 음악'의 장르에 포함됩니다.
2. 밀롱가 (Milonga)
'밀롱가'는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탱고 춤을 추는 플로어를 지칭하는 단어인 '밀롱가', 또 탱고 춤을 추는 행사나 파티 역시 '밀롱가'라 불립니다. 그리고 탱고의 3가지 음악 장르 중 하나도 '밀롱가'이죠.
즉, "나는 오늘 밀롱가에 가서 파트너와 밀롱가로 나가 밀롱가에 맞춰 춤을 추었다"라고 얘기한다면 "나는 오늘 탱고 파티에 가서 파트너와 함께 플로어에 올라 밀롱가 음악 장르에 맞춰 춤을 추었다"란 의미가 되는 것이죠^^
밀롱가 곡 '실루에타 포르테냐 (Silueta Portena)'에 맞춰 춤을 추는 세계적인 탱고 댄서 제랄딘 로하스와 에제키엘 팔루디 [출처: 유튜브]
밀롱가 음악은 아버지 뻘인 느린 2박의 하바네라와 달리 매우 빠른 2박자의 음악입니다.
이 음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리듬이 바로 '하바네라 리듬'이죠.
밀롱가 음악을 구성하는 중요한 2개의 리듬군
점 8분음표와 16분음표로 구성된 붙점과 2개의 8분음표로 짜여진 이 하바네라 리듬은 탱고 춤을 추는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줍니다. 셋잇단음표 세 음과 8분음표로 2개로 구성되는 칸돔베 리듬 역시 밀롱가 음악에 들어가 그 흥을 돋구어 줍니다.
(하바네라 리듬이 칸돔베 음악에 들어가지 않거나 칸돔베 리듬이 하바네라 리듬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강세가 조금씩 달라질 뿐 각각의 음악에도 이 리듬들은 즐겨 사용되고 있지만, 탱고 음악을 토대가 되었던 하바네라와 칸돔베 음악의 가장 중요한 대표 리듬을 비교하기 위하여 임의로 구분을 하였습니다.)
카를로스 가르델의 발스 음악 '투 디아뇨스티코 (Tu Diagnostico)' [출처: 유튜브]
3. 발스 (Vals)
발스는 3박자의 탱고 음악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3박자의 춤곡인 '왈츠 (Waltz)' 음악이 탱고 음악에 접목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발스 음악은 비엔나 왈츠와 같은 음악들에 비해 전체적인 템포가 좀더 빠른 편입니다. 실제로 1810년 경 유럽에서 왈츠가 아르헨티나로 유입이 되었습니다. 1922년, 이 왈츠 음악에 탱고 음악을 접목시켜 유럽에의 '역수출'을 이뤄잰 인물이 바로 영화 '여인의 향기'에 등장하며 지금까지도 탱고 음악을 대표하는 곡이 된 '간발의 차이 (Por unca Cabeza, 포르 우나 카베차)'를 작곡한 탱고 가수이자 작곡가 '카를로스 가르델'입니다.
유럽의 왈츠, 지금의 밀롱가나 발스 춤을 추는 구도와도 흡사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1922년 가르델이 녹음한 '투 디아뇨스티코 (Tu Diagnostico)'는 그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 우르과이의 작곡가이자 여류 탱고 피아니스트였던 '메로 (Rosita Melo, 1987-1981)'가 1911년에 작곡한 '데스데 엘 알마 (Desde el alma)'는 현재까지도 가장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땅고 왈츠, 즉 발스 음악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