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쟁이 쏘냥의 Tango 이야기-피아졸라
탱고 음악가 1. 피아졸라 (Piazzolla)
우리가 '탱고 음악'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악가는 바로 '피아졸라 (Astor Pantaleon Piazzolla, 1921-1992)'일 것입니다.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탱고 음악 작곡가이자 최고의 반도네온 연주자였습니다.
그는 이발사이자 '노니노'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아버지 '빈센테 피아졸라 (Vincente 'Nonino' Piazzolla)'와 재봉사였던 어머니 '아순타 마이네티 (Assunta Mainetti)'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탈리아 이주민이었던 피아졸라의 가족은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피아졸라가 4세가 되던 해에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재능을 일찍 보이기 시작하였던 피아졸라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였으며 1929년 8세가 되었을 때 아버지에게서 반도네온을 선물받으며 반도네온을 익혀가게 되었습니다.
탱고를 너무나 사랑하여 항상 탱고 음악을 듣고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그리워하던 아버지와 달리 재즈 음악이나 바흐와 같은 클래식 작곡가들의 작품들에 매료되었던 피아졸라는 클래식 음악가가 되고싶어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1937년 가족들과 함께 아르헨티나로 돌아온 피아졸라는 '아니발 트로일로 (Anibal Troilo)'의 탱고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탱고 음악을 연주하며 경력을 쌓아갔습니다.
피아졸라 [출처: 위키피디아]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아르투아 루빈슈타인 (Arthur Rubinstein)'과의 만남을 통하여 클래식 음악에 대한 학구열에 불타오르게 된 피아졸라는 1940년부터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클래식 작곡가인 '알베르토 히나스테라 (Alberto Ginastera)'에게 작곡을 배웠습니다.
1944년 트로일로 악단에서 나온 피아졸라는 2년간 '프란시스코 피오렌티노 (Francisco Fiorentino)'의 오케스트라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였으며, 1946년부터 2년간 자신의 탱고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다양한 작품을 작곡 및 연주하고 자신의 첫 앨범을 발매하는 등 탱고 음악 활동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1949년부터 5년간 자신의 앙상블을 만들어 작곡과 연주, 음반 발매 등의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가던 피아졸라는 1954년 국가 장학금을 받으며 파리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이 곳에서 세계적인 음악 교사이자 작곡가 '나디아 불랑제 (Nadia Boulanger)'의 수업을 듣게 됩니다.
탱고 음악이 카바레나 밀롱가와 같은 장소에서 춤을 위해 연주되는 음악으로 취급 당하는 것과 예전부터 지니고 있던 클래식 음악에의 갈구를 이유로 클래식 음악으로의 전향 의사를 밝혔던 피아졸라에게 나디아 불랑제는 매우 중요한 조언을 하게 됩니다.
피아졸라의 음악에서 라벨, 스트라빈스키나 바르톡과 같은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은 점을 느낀 나디아 불랑제는 피아졸라에게 기존의 탱고 음악 형식을 뛰어넘어 피아졸라만의 새로운 탱고 음악을 개척해 나갈 것을 권유하게 됩니다.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출처: 위키피디아]1955년 아르헨티나로 돌아온 피아졸라는 자신이 세운 '부에노스 아이레스 8중주 (Octeto Buenos Aires)'와 함께 본격적으로 '누에보 탱고 (Nuevo Tango)'라는 재즈, 클래식과 같은 음악과 접목이 된 새로운 형식의 탱고 음악을 펼쳐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1960년에는 바이올린, 기타, 피아노, 베이스와 함께 오중주를 만들어 활동하였으며, 300곡이 넘는 탱고 음악들과 약 40장의 앨범을 발매하였고, 50여개 정도의 영화를 위한 음악을 작곡하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음악가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피아졸라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클래식 연주회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에서 많이 연주되고 있는데요. 가장 유명한 작품인 '리베르 탱고 (Libertango, 자유의 탱고, 1973)'를 비롯하여 아버지를 기리며 쓴 작품인 '아디오스 노니노 (Adios Nonino, 1960)', '르 그랑 땅고 (Le Grand Tango, 위대한 탱고, 1982)', '탱고의 역사 (Histoire du tango, 1985)', 탱고 오페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 (Maria de Buenos Aires, 1968)'와 수록곡인 '요 소이 마리아 (Yo soy Maria, 나는 마리아예요)', '오블리비온 (Oblivion, 망각, 1972)',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4 Estaciones Portenas, 1965-1970)' 등 셀 수 없이 많은 작품들이 지금도 무대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탄생 100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에는 피아졸라를 기리는 수많은 음악회들을 통하여 피아졸라의 작품들을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춤을 위한 음악에서 벗어나 온전한 '음악'으로 인정받는 작품을 남기기 위하여 다양한 시도와 개척의 길을 걸어간 피아졸라는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관객들이 사랑하는 음악가로 기억되고 연주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