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 이중창
영화의 배경으로 쓰인 클래식 명곡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처음에 나오는 영화 중 하나가 오늘의 주인공인 영화 ‘쇼생크 탈출’과 인상적인 아리아일 것입니다. 이 영화느 ‘호러의 왕 (King of Horror)’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미스터리 소설 작가 ‘스티븐 킹 (Stephen Edwin King, 1947-)’이 1982년 발표한 단편 모음집 <다른 계절 (Different Season, 우리나라에서는 사계라고 불린다)> 중 봄을 상징하는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Rita Hq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을 원작으로 합니다. 이 소설의 부제는 ‘희망은 영원히 샘솟는다 (Hope springs Eternal)’인데, 이 제목의 내용은 영화에서도 매우 중요한 화두이기도 합니다.
https://youtube.com/watch?v=6hB3S9bIaco&feature=shares
1994년, <그린마일>, <미스트> 등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자 각본가 ‘프랭크 다라본트 (Frank Darabont, 1959-)’가 제작을 맡은 영화 ‘쇼생크 탈출’은 지금까지도 그 메시지와 연기, 그리고 인류애에 대한 고찰로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자신의 아내와 아내의 내연남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두 번의 종신형을 선고 받고 쇼생크 감옥에 수감된 은행의 부지점장 ‘앤드 듀프레인 (팀 로빈스 분)’가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강력범들이 수용된 교도소에서 적응을 못 하고 괴롭힘을 당하지만 교도소 내에서 반입이 안 되는 물건들을 몰래 유통하던 재소자 ‘레드 (모건 프리먼 분)’와 친해지며 망치를 하나 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괴팍한 ‘교도소장 (밥 건튼 분)’과 간수들의 탈세를 도우며 혜택을 주며 검은 돈을 관리하는 회계사 역할을 하게 된 앤디는 보다 편하게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도소장과 간수들은 앤디가 누명을 쓰게 된 사실과 진범이 누구인지 알고 있던 재소자 토미 윌리엄스 (길 벨로우즈 분)’을 무참하게 죽입니다. 앤디가 출소라도 하게 되어 자신들의 범죄가 탄로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죠. 그리고 앤디는 오랜 시간 준비해왔던 탈옥을 감행하게 됩니다.
교도소에서 어느 정도의 권력을 누리게 된 앤디가 방송실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방송실 문을 잠근 채 레코드를 하나 틀게 됩니다. 2주간의 독방 신세를 감수하면서까지 그가 튼 음악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아리아 ‘저녁의 산들바람이’입니다.
https://youtube.com/watch?v=7bflW3M9yRU&feature=shares
‘음악의 신동’이란 별명의 오스트리아 고전 음악 작곡가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는 22개의 오페라를 우리에게 남겼는데요. ‘마술피리’, ‘돈 죠반니’, ‘코지 판 투테’ 등과 함께 지금까지도 가장 사랑 받는 오페라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피가로의 결혼 (Le Marraiage de Figaro)>입니다. 이 오페라는 프랑스의 작가 ‘피에르 오귀스탱 보마르셰 (Pierre-Augustin Caron de Beaumarchais, 1732-1799)’가 쓴 3개의 희곡 시리즈인 <피가로 삼부작 (Figaro Triology)’ 중 2부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입니다.
모차르트는 이탈리아의 극작가 ‘로렌초 다 폰테 (Lorenzo Da Ponte, 1749-1838)’에게 이 희곡을 이탈리아어의 오페라 각본으로 만들어달라고 의뢰하였습니다. 1786년 초연 무대에서 극찬을 받은 후 모차르트는 이듬해인 1787년 오페라 <돈 조반니>와 1790년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각본도 로렌초 다 폰테에게 맡깁니다.
11명이나 되는 솔리스트가 등장하는 매우 복잡한 오페라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4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희곡 오페라의 양식인 ‘오페라 부파 (Opera Buffa)’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피가로 삼부작 중 1부의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이발사였던 피가로의 도움으로 로지나와 결혼을 하게 된 알마비바 백작의 결혼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발사였던 피가로는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으로 들어와 로지나 백작 부인의 하녀 ‘수잔나’와 사랑에 빠져 약혼을 하게 됩니다. 권태기를 갖게 되며 다시 바람둥이의 기질에 시동을 걸고 있던 알마비바 백작은 수잔나를 넘보고 초야권을 행사하려고 합니다. 피가로와 수잔나는 바람둥이 남편을 혼쭐내고 싶어하는 로잔나 백작부인을 도와 무사히 결혼을 하기 위한 계략을 짭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 등장하는 음악은 바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3막에 등장하는 이중창입니다.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백작을 골탕먹이기 위한 편지를 쓰는 장면에서 부르는 아리아이기 때문에 ‘편지의 이중창’이라고도 많이 불리며, 백작부인이 내용을 말하면 수잔나가 받아적기 때문에 가사가 계속 반복됩니다.
<Che Soave Zeffiretta (저녁의 산들바람이 부드럽게)>
* 로지나 백작부인 : Che soave zeffiretto.. (저녁의 산들바람이 부드럽게 부네요..)
* 수잔나 : Zeffiretto.. (산들바람..)
* 로지나 : Questa sera spirera.. (오늘 저녁에도 불어오겠죠..)
* 수잔나 : Questa sera spirera.. (오늘 저녁에도 불어오겠죠..)
* 로지나 : Sotto I pini del boschetto (작은 숲 소나무 아래에서)
* 수잔나 : Sotto I pini.. (소나무 아래에서)
* 로지나 : Sotto I pini del boschetto (작은 숲 소나무 아래에서)
* 수잔나 : Sotto I pini.. (소나무 아래에서)
* 로지나 : Ei gia il resto capira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 수잔나 : Certo, certo il capira. (확실히, 그가 알거예요.)
* 로지나 & 수잔나 : Certo, certo il capira. (확실히, 그가 알거예요.)
마치 두 마리의 꾀꼬리가 노래를 하는 듯한 너무나 아름다운 멜로디와 숲에서 거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곡이 쇼생크 교도소에 울려 퍼질 때, 교도소 운동장에 나와있던 모든 재소자들은 걸음을 멈추고 이 곡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이 때 흐르는 레드의 나레이션은 인간의 자유와 희망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영화사의 명장면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com/watch?v=Bjqmg_7J53s&feature=shares
나는 지금도 그 이탈리아 여자들이 무엇을 노래했는지를 모른다.
사실은 알고 싶지도 않다. 모른 채로 있는 것이 나을 수도 있으니까.
난 그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그 때문에 가슴이 아픈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 목소리는이 회색의 공간 속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하였던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 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