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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Oct 26. 2017

영화를 살린 클래식 #30

영화 "귀여운 여인", 2.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모은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은 저번 시간에 이어 영화 "귀여운 여인"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 작품들에 대해 다뤄보려 하는데요.

비발디의 사계 외에 영화에 등장한 또다른 클래식 작품은 바로 "이탈리아 오페라 장인" 중 한명인 작곡가 "베르디 (Giuseppe Fortunino Francesco Verdi, 1813~1901)"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입니다.



영화 "귀여운 여인" 포스터 [출처: 구글]



26곡이란 엄청나게 많은 오페라를 작곡한 베르디, 그의 18번째 작품이자 대표작 중 하나이기도 한 이 "라 트라비아타"의 제목은 "잘못된 길로 빠져버린 여자"란 뜻의 이태리어입니다.

이 라 트라비아타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 (Le Comte de Monte-Cristo)"를 쓴 "알렉상드르 뒤마 페르 (Alexandre Dumas Pere, 1802~1870)"의 아들이자 프랑스의 소설가 겸 극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 (Alexandre Dumas Fils, 1824~1895)"의 1848년 소설 "동백꽃 여인 (La Dame aux Camelias)"를 바탕으로 쓰여진 3막의 오페라입니다.


우리에게는 "춘희"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베르디의 초상 [출처: 구글 이미지]



파리 사교계의 여왕 비올레타의 집에서는 매일같이 화려한 파티가 열립니다.

젊고 매력 넘치는 귀족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의 파티에 가게 되었고, 그녀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폐병을 앓고 있던 사실을 숨기고 있던 비올레타는 구애를 하는 알프레도에게 자신 역시 사랑에 빠졌으나 자신의 병과 신분의 차이 때문에 주저하다 결국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파리 근교에서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반대로 금전적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알프레도, 비올레타의 지갑도 곧 바닥을 보이게 되었고, 알프레도는 돈을 구하기 위해 수소문에 나서게 됩니다.

알프레도가 집을 비우누 사이,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비올레타를 찾아와 알프레도와 헤어질 것을 부탁하고, 그의 미래를 위해 제르몽의 말을 따르기로 한 비올레타는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그를 떠나게 됩니다.

비올레타가 돈 때문에 자신을 떠난 것이라 오해한 알프레도는 파리의 화려한 파티에서 비올레타와 다시 마주치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비올레타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며 모멸감을 안겨줍니다.

뒤늦게 제르몽에게서 모든 전말을 듣고 오해를 풀게된 알프레도, 하지만 병이 깊어져 죽어가던 비올레타는 결국 알프레도의 품에서 숨을 거둡니다.


이 작품은 특히 1막의 파티 장면에서 등장하는 "축배의 노래 (Libiamo ne'lieti)"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오페라인데요.


영화 귀여운 여인 속에서는 축배의 노래 뿐만 아니라 오페라의 서곡과 "Che fai?.. Nulla", "Ah! Fors'e Lui che L'anima.. Sempre Libera" 등의 아름다운 아리아들이 영화 여기저기에서 등장합니다.



영화 "귀여운 여인" 속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장면 [출처: 영화 "귀여운 여인" 중]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한 장면이 바로 여자 주인공 "비비안 (줄리아 로버츠)"이 난생 처음 오페라를 보며 자신의 인생을 오페라 여주인공의 일생에 대입시키며 눈물 흘리는 장면인데요.

바로 이 오페라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이며, 이 때 흐르는 음악이 바로 라 트라비아타의 1막에 등장하는 아리아 "아 그 사람이었는가.. 언제나 자유롭게.. (Ah! Fors'e lui che L'anima.. Sempre Liber..)"이며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알프레도 (Alfredo)]
E strano! E strano! In core scolpiti ho quegi accenti!
- 이상해! 이상해! 내 마음 속에 그 말들을 새겼단 말야!
Saria per me sventura un serio amore? Che risolvi, o turbata anima mia??
- 이 심각한 사랑은 내게 불행이 될까? 어떻게 될 것인가, 오 나의 동요하는 영혼아?
Es degnarla poss'io, per l'aride folie del viver mio?
- 그런데 난 그걸 경멸할 수 있을까? 내 삶의 방식이 주는 무미건조한 광기를 위해?

[비올레타 (Violetta)]
Ah, forse e lui che l'anima, solinge ne' tumulti godea sovente, pingere de' suoi colori occulti!
- 아, 아마도 영혼이 그 사람이었는가, 소란 속 고독한 영혼, 신비로운 색채로 그리는 것을 즐기던 이가!
Lui che modesto e vigile, all'egre soglie ascese, e nuova febbre accese, destandomi al'amor.
-그는 겸손하고 주의 깊은 사람, 병으로 든 문 너머 새로운 열정에 불을 붙여 나를 사랑으로 이끌었어.
A quell'amor che palpito, dell'universo intero, misterioso, altero, croce e delizia al cor
-그 사랑으로, 떨림이야, 우주 전체의 신비롭고, 위엄넘치는 고통이며 기쁜 마음의 떨림.

Follie! Follie! Delirio vano e questo! Povera donna, sola abbandonata in questo popoloso deserto, che appellano parigi, Che spero or piu? Che far degg'io?
- 미친 짓이야! 미친짓! 이건 헛된 망상일 뿐이야! 가련한 여인이여, 홀로 이 사람들로 가득찬 사막에버려져... 사람들이 파리라 부르는 사막에.. 이제 더이상 뭘 바라지? 뭘 해야할까?

Gioire, di voluuta nei vortici finire. Sempre libera degg'io, folleggiare di gioia in gioia.
- 즐겨야지, 쾌락의 회오리 속에서 끝을 내야지. 언제나 자유로워야지 난.. 미친 듯 즐겨야지.
Vo'che scorra il viver mio, pe'sentieri del piacer. 
- 나는 쾌락의 오솔길을 따라 내 삶이 흘러가길 바라고 있어.
Nasca il giorno, o il giorno muoia, sempre lieta ne'ritrovi.
- 낮이건 밤이건 언제나 모임들 속에서 행복하지.
A diletti sempre nuovi, dee volar il mio penier.
- 언제나 새로운 환희를 향해 날아가야 해.

[알프레도]
Amore palpiro dell'universo.. - 사랑은 우주의 떨림

[비올레타]
Dee volar, ah! Il mio pensier! - 날아가지, 아! 나의 마음!



"에드워드 (리차드 기어)"가 오페라에 푹 빠진 비비안의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아리아 "아 그 사람이었는가.. 언제나 자유롭게..",


에드워드와 비비안은 매춘부와 청년 기업가의 신분을 뛰어 넘은 사랑은 아름다운 결실을 얻게 될까요?

아니면 신분의 차이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두 남녀 주인공이 극적으로 다시 상봉하게 되지만 결국은 죽음이 갈라놓고 마는 슬픈 결말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처럼 비극적인 엔딩을 맞이하게 될까요?



안나 네트렙코 (Anna Netrebko)와 롤란드 빌라손 (Rolando Villazon)이 부르는 아리아 "Che fai? Nulla" [출처: 유튜브]



힌트를 하나 드리자면..

영화의 마지막에서 에드워드는 비비안의 마음을 돌리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리무진을 타고 비비안의 집으로 향하는데요.

이 때 흐르는 배경 음악이 바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2막에서 알프레도가 비올레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아리아인 "Che fai? Nulla.. (뭐 하고 있어요? 아무 것도..)"이며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알프레도 (Alfredo)]
Che fai? - 뭐 하고 있어요?
[비올레타 (Violetta)]
Nulla.. - 아무 것도..
[알프레도]
Scrivevi? - 편지 썼어요?
[비올레타]
Si'.. no... - 네... 아니오..
[알프레도]
Qual turbamento! A chi scrivevi? - 왜 그렇게 당황하나요? 누구한테 썼나요?
[비올레타]
A te.. - 당신에게요..
[알프레도]
Dammi quell foglio - 그렇다면 보여줘요.
[비올레타]
No, per ora.. - 안돼요. 지금은..
[알프레도]
Mi perdona son io preoccupato. - 미안해요. 걱정이 돼서..
[비올레타]
Che fu? - 무슨 얘기죠?
[알프레도]
Giunse mio padre? - 아버지께서 왔어요?
[비올레타]
Lo vedesti? - 보셨어요?
[알프레도]
Ah no, severo scritto mi lasciava. Pero' l'attendo, t'amera in vederti.
- 아니, 아버지께서 화가 나셔서 편지를 보냈어요. 하지만 당신을 보시면 기뻐하실거예요. 지금 기다리고 있어요.
[비올레타]
Ch'ei qui' non mi sorprenda. Lascia che m'allontani tu lo calma. Ai piedi suoi mi gettero' divisi, Ei piu' non ne vorra' sarem felici.. Perche'tu m'ami, Alfredo, non e'vero?
- 나는 아버님을 만나고 싶지 않아요. 난 나가있을테니 아버님의 노여움을 푸러주세요. 아, 진심으로 바라건데, 우리의 이별을 아버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진정으로 날 사랑하나요, 알프레도, 사랑하나요?
[알프레도]
O, quanto Perche'pianqi?
- 오 물론이오. 그런데 왜 울고 있는 건가요?
[비올레타]
Di lagrime avea d'uopo, Or son tranquilla. Lo vedi? Ti sorrido. Saro' la', tra quei fior presso. a te sempre. Amami, Alfredo, quant'lo t'amo, Addio..
- 너무 기뻐서 우는 거예요. 이제 괜찮아요. 보세요? 이젠 웃잖아요. 저기 꽃이 피어있는 정원에 있을께요. 전 항상 당신 곁에 있을거예요. 사랑해주세요. 알프레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 안녕...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영화를 살린 클래식 그 30번째 이야기, 헐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 "귀여운 여인"과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였습니다.



비비안의 집 앞에 도착한 에드워드 [출처: 영화 "귀여운 여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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