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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e Park Feb 21. 2019

우리는 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정재승, 『열두 발자국』

정재승, 『열두 발자국』

<열두 발자국>은 tvN 프로그램 '알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알쓸신잡)'에 출연하여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정재승 박사의 12개의 강연을 엮어 만든 책이다.

tvN '알쓸신잡' 방송화면

책을 읽으면서 뇌과학과 진화 심리학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뉴스와 미디어에서 많이 듣는 '블록체인'이나 '제4차 산업혁명'과 같은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단어들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1

연초 세웠던 계획을 다 지키지 못했을 때나 결심했던 일을 3일도 지나지 않아 포기할 때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하며 나를 자책했었다.

하지만 그의 강연에서 우리의 뇌는 오래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을 지양한다고 말하고 있다.


뇌를 쓰려면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되도록 습관적인 선택을
통해 인지활동에 에너지를 쓰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이사실이 나의 감정을 다스리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책 보다 더 위로로 다가왔다. 내가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가 내가 부족하거나 남들보다 게을러서가 아닌 사람의 뇌가 원래 그렇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정에 대한 뇌과학적 접근을 보면서 이전에 읽었던 엘릭스 코브의 <우울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앨릭스 코브, 『우울할 땐 뇌과학』

<우울할 땐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행동 중 우울증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다. 우울증에 관여하는 뇌의 부분은 어디인지 그 부분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생각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과
감정을 담당하는 번연계 사이의 의사소통이 잘못된 결과 나타난다.
(중략)
 전두-번연계는 감정 상태를 조절하며, 이것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우리를 우울증으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이 책들을 읽으면서 감정과 행동의 대해 '그래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지.. 뇌가 그렇게 된다잖아?'하고 자기 합리화로 끝나서는 안된다.  


정재승 박사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왜 어려운지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뒤에 그 습관을 이겨내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우울할 땐 뇌과학>에서도 책의 절반은 뇌과학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뇌를 속이고 우울증에서 극복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한다.


우리는 뇌에 의해서 생각하고 감정을 만들어 내지만, 뇌가 우리를 지배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2

한때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이 뉴스와 미디어를 휩쓸었던 적이 있었다. 고용률은 떨어지고 물가는 계속 오른다는 절망적인 뉴스 속 비트코인으로 몇 백배의 이익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줄기 희망처럼 들려왔다.

 

비트코인 (출처 shutterstock)

하지만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핵심은 인생역전을 꿈꾸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제4차 산업혁명'과 맞닿아 있으며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의 이야기이다.


18세기 영국에서 일어났던 산업혁명처럼 '혁명'이라는 단어에는 많은 변화를 포함한다. 우리의 사회를 되돌아보면 사람들의 생활을 통째로 바꿔놓을 만한 변화가 점점 더 빠르게 찾아오고 있다. 컴퓨터가 보급된 지 1세기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과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이라는 존재는 상상도 못 했던 것만 보아도 얼마나 빠르게 찾아오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강연을 통해서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정재승 박사는 강연에서 우리가 상황이 바뀌었을 때 나의 전략을 바꾸는 능력인  '인지적 유연성'을 가져야 하며,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사람들처럼 '위험 감수 성향'이 아닌 '위험 관리 성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Be the first penguin  (출처 Zsofi Lang)


퍼스트 펭귄이 되어야 하지만 성급하게 바로 뛰어들지 말라는 겁니다.
매우 역설적이죠? 남이 가지 않은 곳으로 뛰어내리더라도
그 앞에서는 신중하게 아래를 잘 살펴보라는 뜻입니다.


성공한 사람의 대표 모델로 떠오르는 스티븐 잡스도 하버드 대학을 '중퇴'가 아닌 '휴학'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확신을 펼쳤다는 이야기에서 불확실한 아이디어로 성공만을 바라고 되돌리기 힘든 변화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추어 생각을 변화하는 '인지적 유연성' 뒤에는 인생을 던질만한 확실한 아이디어와 뛰어내리기 전 앞에서 신중을 기하는 '위험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뇌과학이라는 분야는 단순히 인간에 대한 탐구를 넘어서서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된다는 것에 놀라웠다. 아직 우리는 뇌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그만큼 흥미로운 분야이고 앞으로 사람들에게 끼칠 영향을 더 커질 것이라 생각된다.


소개한 책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흥미롭게 뇌과학을 접할 수 있는 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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