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에 소리꾼이 있다면 그는 '송소희'다. 그녀는 우리소리를 좀더 혹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 가고 있다. 그녀가 하는 하나의 시도는 한국 국악 발전의 한걸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지금 하게 된다. 물론, 한국 국악은 10년 전 혹은 그 이전부터 새로운 시도를 만들어 왔다.
최근 10년 사이 이날치, 이희문, 국립창극단, 고영열 등이 대중들에게 국악의 새로운 방향성을 알려주고 있었다. 물론, 그 외에도 대중적이지는 않아도 더 많은 변화 시도를 많은 국악인들이 해 왔다. 이런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은 바로 '송소희'라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나라 국악계는 생각보다 많이 완고한 편이었다. 물론, 전통이 가진 순수성의 가치는 무척 높을 수 밖에 없다. 다만, 그런 가치가 과도해지면 소통과 변화에 주저하게 되는 경향이 있고 우리의 전통예술은 그런 순수성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인지 전통예술은 대중에게서 분리되는 경향을 가지게 되어, 아쉽지만 그들만의 분야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쩌다 한번씩 경험하는 좀 거리가 있는 예술분야랄까..
이런 과정에 송소희는 다시 국악을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힘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녀는 좋든 싫든 그런 중심에 와 있고, 그녀의 시도는 한국국악의 새로운 방향성을 만드는 계기중 하나가 되어 있다.
그녀의 시작은 어린 국악 신동이었고, 보통의 경우처럼 부모의 지도와 방향성으로 성장해왔다. 그리고 대체로 이런 경우, 기존의 길을 선생님이 되어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 길이 주는 안전감있는 방향성을 따르는 듯 했다. 그런데.. 성년이 된 '송소희'는 문득, 자신의 음악을 시작해버렸다. 물론, 그 바탕은 국악이지만 음악이라는 더 큰 범주에서 그녀의 소리를 대중들에게 선사하기 시작했다. 좀더 격식 있는 길에서 여러가지 위험요소 가득한 길로 스스로를 던져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송소희'가 너무나 존경스럽다.
자신만이 가질 수 있었던 기득권에서 벗어나 과감해져 버린 '송소희'. 사실 그녀의 앞길은 대중적으로 혹은 금전적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녀가 실수하거나 혹은 실패한다면 엄청난 비난과 부담이 던져질 수 있는 얇은 유리창 같은 길이다. 그건 상당히 두려울 수 밖에 없으며, 그녀처럼 어려서부터 주목받으며 어떤 정점에 있는 사람에게는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될, 위태로운 곡예같은 일이기도 하다. 그녀는 지금 상당히 스스로에게 도전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단단한 예술가가 되기를...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 가기를..
혹여, 실패와 비난에 직면하더라도 스스로를 더 모색하는 우리시대 소리꾼의 길을 만들어가기를...
문득... 기원해 본다.
그냥.. 이런 생각을 해봤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