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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식물 느낌

고광나무

하얀 꽃은 언제나 예쁘다.

by 현주


지금 우리 집 옥상에는 고광나무에 꽃이 한창이다.

절정은 지났고 비를 많이 맞아서 꽃잎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흰 꽃들이 만발하고, 옥상 문을 열면 고광나무 꽃향기가 가득하다.


무늬 잎에 하얀 꽃 잔뜩 핀 모습은 정말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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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진은 이 사진 한 장만 올린다.

작년 5월 25일 사진인데, 수형도 중구난방인 데다 꽃이 많이 달리지는 않았다.

여름과 가을을 지나면서 꽤 자라는 통에, 하는 수 없이 우리 집에서 가장 큰 화분에 옮겨주었다.

겨울에 낙엽이 지는 낙엽활엽 나무라서 겨울에는 꼬챙이 상태로만 남아있었는데,

화분이 너무 커서 들여놓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우리나라의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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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내 별다른 방비를 해주지 않았기에 죽었을 것 같았다.

그래도 가지 끝만 얼었을 수도 있고, 또 제멋대로인 수형이 맘에 들지 않아 전체적으로 짧게 잘라 놓았다.

그랬는데 저 얇은 나무 꼬챙이에서 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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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마다 잎을 내고 있는 고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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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 무늬 잎인 거다.

작년에는 일부만 무늬 잎이었는데,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무늬 잎으로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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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지났다고 잎이 제법 무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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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꽃봉오리가!!!!!

꽃 없어도 이렇게 이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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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해지고 있는 꽃봉오리.

어쩜 저렇게 동그랗고 예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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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해진 꽃봉오리가 팝콘 터지듯이 톡톡 터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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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랭을 짜 놓은 것 같은 꽃봉오리가 고광나무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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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옥상에 올라가 보니 꽃이 피었다, 피었어.

사실 옥상 문을 열 때부터 향이 나서 꽃이 피었구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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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꽃이 그렇듯이 봉오리 시절이 가장 기대되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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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게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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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안 비가 내려서 전전긍긍하였다.

이미 벌어진 꽃에는 찰박찰박하게 물이 차서 주기적으로 옥상에 올라가서 나무를 흔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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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 비바람인지, 야속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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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쳤다.

내 생각보다 꽃이 강하다.

얇은 꽃잎 대부분이 멀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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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해가 창궐하여 눈이 부신데, 하얀 꽃을 보니 더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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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이렇게 많으니까 향이 폭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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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리들이 너무너무 귀엽다.

다 입에 넣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



20210520_180719.jpg?type=w1 2021.5.21

날이 흐렸다.

그런데 날이 흐리니까 흰 꽃이 더 훤하다.

밤에도 옥상에 올라가면 고광나무가 야광처럼 은은하게 빛나는데 꽃 때문에 밤이 훤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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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의 하얀 꽃은 왠지 더 미치도록 아름답고 고결해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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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잎도 어여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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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저렇게 많은데, 조금 가져와서 실내에서도 보자는 남편의 말에

과감히 가위를 들고 몇 줄기 잘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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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또 몇 줄을 잘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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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잘라온 꽃도 아직 생생하다.

온 집안에서도 이제 고광나무 꽃향기가 어마어마하다.



20210528_150255.jpg 2021.5.28

또 봄비가 장마처럼 내렸고, 비가 그치자 벌들이 놀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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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다 바삐 들여다보는 벌들이 너무 귀엽다.

벌들이 다 잘 살았으면 좋겠어.

식물과 동물들이 모두 자기 명대로만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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