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일 년이 저물어가는 12월의 하순,
월요일의 일과를 마치는 오후 1시의 5학년 교실.
히터를 틀어두어서 약간은 텁텁해진 공기를 내몰려고 열어둔 창문을 통해
차가운 겨울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동시에 들어오는 날이었다.
약간은 나른하고도 피곤한 느낌이 나와 아이들 사이를 둘러싸고 있다.
"알림장이랑 숙제 잘 확인하고, 선생님은 내일 학교 안 오니까 다른 선생님들 말씀 잘 들어야 돼."
집에 갈 채비를 하고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선생님 어디 가세요? 출장 가세요?"
궁금증 많은 한 아이가 묻는다.
" 선생님 결혼해요?"
엉뚱한 아이가 또 한 번 묻는다. 한마디에 아이들이 다 웃는다.
" 아니야, 선생님 어디 갈 데가 있어서 그래.
선생님 수요일에 와서 다른 선생님들한테 여쭤볼 거야 열심히 했는지.
선생님 없을 때 더 잘해야 된다고 1년 내내 말했지? 그동안 잘해줬으니까 믿고 다녀오는 거야."
" 네~"
그렇게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교감선생님께 공가를 올렸다. 곧바로 전화벨이 울린다.
" 선생님 내일 드디어 건강검진 가시는 거야? 이런 건 방학 때 좀 미리 해주면 고맙지~"
" 교감선생님~ 죄송해요. 여름에 집구 하고 이것저것 하느라 바빴습니다!"
" 그래~ 별일 없기만 하면 괜찮지 뭐. 내일 조심히 다녀오시고~"
우리 담임선생님께서는 항상 일찍 오셨다.
나는 매일 아침 1등으로 도착하려고 일찍 집에 나섰다.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출근 후 매일 자리에 앉아서 인사를 해주셨다.
오늘 아침은 문이 열려있지 않았다.
그래서 옆 반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우리 반 친구들에게는 이게 큰 이야깃거리가 될 정도였다.
선생님께서는 1교시가 시작할 때까지 오지 않으셨다.
다른 선생님이 수업을 하러 들어오셨다.
그렇게,
하루가 다 가도록 선생님은 오지 않으셨다.
선생님이 어디 가셨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우리 반 친구들 모두 뭔가 심각한 일이 있었을 거라는 걸 아는 눈치였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갑자기 떠날 리 없는 분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방학 전에 영상제도 한 번 더 하기로 했고,
선생님은 주말까지만 해도 남자애들과 축구도 했는데
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사라지다니.
오늘 창문 밖은 왠지 더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