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센터.
2020년 12월 15일 화요일.
건강검진센터가 문을 열기도 전에 나는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가 출근하는 아침에
얼른 가서 검진을 끝내고,
집에 가서 좀 쉬거나 밀린 글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당시 나의 건강 상태가 조금 이상했기 때문에 얼른 검사를 받아보고 싶었다.
당시 나의 상태를 살펴보면, 첫 번째로 눈에 띄는 체력 저하였다. 평소 즐기던 농구나 러닝을 하면 정말 1분도 못 뛰는 느낌이었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말 그대로 하늘이 노랬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 저하는 더 심하게 느껴졌다. 2층에 있는 교실로 올라갈 때면 숨이 차서 걷지 못할 것 같았고, 교실에 도착해서는 30초 동안 마스크를 벗고 숨을 헐떡거리면서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지속적인 두통이었다. 이전에 농구를 하다가 목을 다친 적이 있는데, 그 이후 후유증인 걸로만 알았다.
센터에는 중년의 남성 분이 함께 대기하였다.
시간이 되고 나는 검사를 시작했다.
실은 간단한 피검사.
그래, 그땐 간단한 피검사였던 것으로 시작했다.
그 후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있던 도중 임상병리실에서 나를 급하게 찾았다.
"000 환자분!! 000 환자분 계세요!!?"
'뭐지? 학교에서 전화가 왔나?'
"네 전데요. 무슨 일이세요?"
"지금 당장 옷 갈아입고 위층 의사 선생님 만나보세요. 혈액수치가 안 좋으셔서 빨리 상담받으셔야 해요.
혹시 평소에 빈혈이나 두통 있으셨어요?"
"네, 그렇긴 한데.. 여기 건물 위층 병원 말씀이신가요?
"네 지금 빨리 가보셔야 될 거 같아요. 적혈구 수치가 반토막이에요. 미리 접수해둘 테니까 얼른 가세요."
뭐지? 빈혈? 내가 어지럽고 숨이 찼던 게 적혈구가 부족해서였다고?
나는 일단 시키는 대로 의사를 만나봤다.
대기 인원은 조금 있었지만 검진센터에서 응급으로 접수했는지
내가 왔다고 하니까 바로 진료실에 들어갔다.
처음 들은 의사의 말은 황당했다.
" 혈액 수치가 굉장히 낮으세요. 현재 여기 장비로는 정확한 진단은 못 내리고요.
대신 말초혈액에서 보이면 안 되는 세포들이 있어서 최악의 경우 혈액암이 의심됩니다."
"혈액암이요?"
"네, 진료의뢰서 써드릴 테니까 지금 최대한 빨리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로 가보세요."
"그게 뭐예요? 혈액에도 암이 생겨요?"
"저보다는 교수님들께 얼른 가서 설명 들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안이 벙벙했다.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혈액암? 암은 대장, 폐, 간 이런데 생기는 거 아니야? 혈액은 속 만들어지고 죽는데 어떻게 암이 생겨?
어쨌든 나는 수납까지 마치고 근처 대학병원에 급히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