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을 통해 학습하는 동물들
동물에 관한 다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눈꺼풀이 있는 모든 포유류는 꿈을 꾼다. 쥐와 고양이, 새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낮과 잠을 자는 밤에 뇌의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비교분석한 결과, 동물들이 꿈을 꾸면서 낮에 했던 활동을 복습한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발견되었다.
1965년 신경생리학자인 미셸 주베 (Michel Jouvet)는 렘수면 중에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뇌간 (brain stem)의 뇌교 (pons)를 제거한 고양이가 잠자는 것을 관찰한 결과 고양이는 일어나서 돌아다니며 낮에 경험한 활동들과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쥐와 새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을 대상으로 특정한 학습을 한 낮 동안의 뇌세포의 활동과 렘수면 중의 뇌세포의 활동을 비교하는 실험이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 이 양쪽 시간 동안의 뇌세포의 패턴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낮에 학습한 것을 렘수면 중 이어서 학습한다'는 가설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특별히 시카고 대학의 한 생물학팀은 금화조에 대해 연구를 하였는데, 이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새들은 꿈을 꾸면서 노래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화조는 선천적으로 노래하는 기술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후천적으로 익혀야 하는 새인데, 노래를 할 때 전뇌 (前腦)에 속한 특정 부위의 뉴런들이 활성화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러한 뉴런들이 활성화되는 패턴을 관찰하면 새가 어떠한 음을 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뉴런의 전기적 신호 패턴을 시간 순서에 따라 조합해보면 그 결과로 금화조가 어떠한 음을 노래를 하고 있는지 역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금화조가 깨어있을 때와 잠들었을 때의 뇌의 전기적 신호를 관찰하였는데, 수면 중에 뉴런이 활성화되는 패턴이 임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뉴런이 활성화되는 패턴은 금화조가 낮에 노래를 할 때 내는 음의 순서와 대응하는 패턴을 보인 것이다. 연구팀의 이러한 연구는 금화조가 잠을 자면서도 낮에 배운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는 것을 결과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이처럼 꿈은 학습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깨어있는 동안 어려운 내용을 학습한 날일수록 꿈을 꾸는 렘수면의 길이가 늘어났고, 렘수면을 방해했을 때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찍이 이러한 점을 간파한 루돌프 슈타이너는, 첫 발도르프 학교가 설립될 당시 교육을 담당하게 될 교사들을 위한 일련의 강의를 통해 발도르프 교육이 지향하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수면 상태와 깨어있는 상태 사이의 올바른 리듬을 찾아가는 것이라 하였다. 슈타이너는 어린이들은 성인과 달리, 깨어 있는 동안의 기억을 꿈속으로 지니고 갈 수 있는 능력이 아직 발달되지 않았다고 보았고, 교육을 통해 낮의 세계와 밤의 세계 사이에 일종의 다리를 놓아주고자 했다.
이렇듯 꿈을 통해 동물과 사람 모두 낮에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그렇다면, 동물과 사람은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도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참고자료:
Amish S. Dave, Daniel Margoliash, Science 27 Oct 2000: Vol. 290, Issue 5492, Song Replay During Sleep and Computational Rules for Sensorimotor Vocal Learning
Smith, Carlyle. 1993. "REM Sleep and Learning: Some Recent Findings." The Functions of Dreaming
Maquet, Pierre, Carlyle Smith and Robert Stickgold, eds. 2003. Sleep and Brain Plasticity
http://www.bbc.com/future/story/20140425-what-do-animals-dream-ab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