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남과 비등비등하게 싸우다가 이길 때의 그 쾌감을 알 것이다. 한창 습관 만들기에 열중이었던 나는 '습관을 만들 때 게임처럼 경쟁의 요소를 넣으면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경쟁의 방법을 생각한 것은 좋았으나 유감스럽게도 내겐 경쟁을 같이 해줄 상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나 스스로와 경쟁하는 방법이다.
나 스스로와 경쟁하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바로 어제의 나와 경쟁하는 방법과 최소한의 노력만 하는 나와 경쟁하는 방법. 거기서 내가 선택한 것은 최소한의 노력만 하는 나와 경쟁하는 방법이었다. 어제의 나와 경쟁을 하게 되면 매일 1초라도 더 공부를 해야 될 텐데 이것이 쌓이다 보면 분명 큰 부담으로 적용될 거라 생각한 것이다. 최소한으로 자기 계발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경쟁 상대로 삼았기에 컨디션이 나쁜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나 자신을 이길 수 있었고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영양분이 되었다. 팔굽혀펴기를 예로 들면 열 번에서 고작 한 번을 추가했을 뿐인데 미니멈의 나를 이겼다는 생각으로 더 뿌듯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지금은.. 운동은 다시 최소로 돌아왔지만..) 최소의 자신과 비교하면 솔직히 큰 경쟁심이 붙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조금은 경쟁심이 붙었다. 다이어리를 쓰기 전에는 자신이 정해 놓은 최소 시간에 따라 딱 20분만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다이어리를 진행하고 나서는 아주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나 혼자서는 다이어리만으로도 충분했지만 후에 이 글을 읽을 독자님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O) 주변에 친구가 없는 사람이 지구에 나 한 명만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에 나와 같은 독자분들을 위해 SNS를 시작했다. 내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ctam7980이며 다이어리에는 자신이 하루 전 날 했던 목록들을 찍어 올리고 밑에는 그 내용을 적어나가고 있다. 내가 SNS 게시글을 올릴 때 하루 전 날 했던 목록들을 찍어 올리는 이유는 자신의 일일 목표보다 추가로 더 공부하고 싶어질 때가 정말 가끔가다 한 번씩 있기 때문이다. SNS 올리기를 귀찮아했던 나는 추가로 공부하고 나서 SNS를 수정하는 작업이 그리도 힘들었다. 추가로 공부하고 싶더라도 ‘에이 이미 SNS 다 올렸는데 내일 하지 뭐’라며 1분이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차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어제 공부한 내용을 오늘 적는다면 어찌 되었던 SNS는 한 번만 올리는 것이기에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날에 부담 없이 공부를 추가로 더 할 수 있었다. 나에게 다이어리를 적는 것은 매우 쉬웠고 SNS에 올리는 것은 상당히 귀찮은 일이라서 어제 분을 올렸지만 저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판단하면 될 것 같다.
나는 SNS를 하기 전까지 비록 경쟁 상대가 자신밖에 없었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확연한 경쟁 상대가 있기를 바랐다. 마치 달리기를 할 때 페이스 메이커처럼 독자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도 저기 있는 경쟁 상대 때문에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나(기사)와 경쟁하지 않고 과거의 자신이랑만 경쟁하더라도 최소한 선택권이 하나 더 있고 없고는 확연히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내 계정에 팔로워가 없다면 팔로잉하기 부담스러울 까 봐 팔로워 수를 1,000명 이상으로 만들어 놨다. 비공개 계정도 아니니 부담 없이 팔로우하셨다가 귀찮아지시면 인스타를 삭제하시면 될 것 같다. 나와 팔로워 되어 있는 대부분의 분들이 스터디그램을 하며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고 있는 분들이라서 나와 팔로우되어 있는 사람들 중 아무나 팔로워를 더 추가하여 그들과 경쟁하는 것도 상당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SNS로 자신을 성장시키려면 기존에 사용했던 SNS가 아니라 성장용 SNS를 따로 만들어 똑같이 스터디그램을 하는 사람들로만 팔로워를 하길 바란다. 성공한 CEO들이 한 말 중에 일하는 공간과 휴식하는 공간을 따로 두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앞의 문장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으나 2개의 SNS를 두고 같이 사용하다 보니 성장용 계정을 새로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성장용 계정에는 주변인들이 한 명도 없는 것이 편하다. 은근히 신경 쓰인다. 자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친구들이 놀리는 것은 충분히 웃어넘길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SNS를 업로드하다가 전 애인의 행복한 사진들을 보게 되면 그날 하루 자신의 남아 있는 성장 목록들은 모두 낮은 집중력으로 끝낼 수밖에 없어진다. 전 애인이 없더라도 짝사랑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 사진을 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 자신은 오늘 하루 열심히 성장한 목록들을 간추려서 SNS에 올렸는데 전 애인은 새로운 여자 친구 혹은 남자 친구와 알콩달콩한 모습의 사진들을 올리는 상황이 상상해 본다면 왜 계정을 따로 파라고 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물론 나는 다행스럽게도 전 애인의 SNS 계정을 볼 일은 없었다. 그런 내가 굳이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서 다이어리를 SNS에 올리는 또 다른 이유로는 쉬운 증명과 전문성에 있다. 내가 올린 다이어리 사진 한 장만으로는 ‘이거 조작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 관한 오해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싶어 매일 SNS를 올리며 이것은 조작이 아니라며 증명하고 있다. 개인 SNS와 혼동될 일이 없으니 게시물의 수 자체가 자신이 언제부터 꾸준히 하고 있는지에 대한 손쉬운 증명이 될 수 있었다. 조작이냐며 의심하는 사람들은 어느 부분에서든 의심할 수 있지만 내가 깔끔하게 입증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저렇게 공표함으로써 서로 불필요하게 의심할 일이 없도록 만들었다. 또한, 독자분들이 글을 통해 내 SNS를 확인했을 때 개인 사진들이 많으면 전문성이 좀 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신이 성장한 내용들만 뽑아서 마치 포트폴리오 작성하듯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한 번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거의 다이어리 사진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하늘이 유난히 이쁜 날에 풍경 사진 몇 장 추가되었을 뿐이다.
추가로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SNS를 만든다면 십~백의 단위 자리 수의 팔로잉을 추천한다. 한 자릿수는 사람이 너무 적고 천 단위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좋아요’ 눌러주는데 시간이 꽤 많이 소비된다. 나는 홍보를 위해 1000명을 넘겼지만 공부를 위해서라면 높은 숫자는 방해만 되기 마련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혹시 경쟁 상대가 필요한가? 나는 같이 해줄 친구가 없었지만 적어도 당신과 같이 경쟁해줄 가상의 친구는 되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