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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영 Aug 28. 2021

다이빙

단편 소설





물을 틀었다.

어두운 장내와 대비되는 형광빛이 눈을 아리게

만들었다.

표지판 같았다.


나는 주저했고 너는 고갤 숙였다 돌려놓았다.


자그마한 폭포에 얼굴을 묻기 위해 우린 몸을 구부렸다.


제대로 따라온 게 맞을 거다, 네가 말하는 것만 같았다. 우린 보이지 않는 믿음 속에 동시에 숨을 내쉬었다.


아주 깊었다. 깊고 깊어 두려움이 치미는, 그런 일렁임으로 칠해진 전경.


곧 푸르름이 펼쳐졌다.

하늘인지 물 속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네 손과 내 손이 엉켜 있었다.



어쩌면 고층에서 바라본 하늘인지도 몰랐다.

숨이 쉬어졌으니 말이다. 인어도 아니고 숨 쉴 수 있을 리 없으니 말이다.


곧게 뻗은 바람과 인조적인 빨간 불, 노란 불이

시야에 머물렀다 지나갔다. 이내 널 지났다.


우리는 붕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서로를 껴안은 것 같았다. 따뜻한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확신할 수 있는 건 확인할 수 있는 건, 그랬다.


그래서 너와 난, 그 순간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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