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물을 틀었다.
어두운 장내와 대비되는 형광빛이 눈을 아리게
만들었다.
표지판 같았다.
나는 주저했고 너는 고갤 숙였다 돌려놓았다.
자그마한 폭포에 얼굴을 묻기 위해 우린 몸을 구부렸다.
제대로 따라온 게 맞을 거다, 네가 말하는 것만 같았다. 우린 보이지 않는 믿음 속에 동시에 숨을 내쉬었다.
아주 깊었다. 깊고 깊어 두려움이 치미는, 그런 일렁임으로 칠해진 전경.
곧 푸르름이 펼쳐졌다.
하늘인지 물 속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네 손과 내 손이 엉켜 있었다.
어쩌면 고층에서 바라본 하늘인지도 몰랐다.
숨이 쉬어졌으니 말이다. 인어도 아니고 숨 쉴 수 있을 리 없으니 말이다.
곧게 뻗은 바람과 인조적인 빨간 불, 노란 불이
시야에 머물렀다 지나갔다. 이내 널 지났다.
우리는 붕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서로를 껴안은 것 같았다. 따뜻한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확신할 수 있는 건 확인할 수 있는 건, 그랬다.
그래서 너와 난, 그 순간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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