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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후 4시

몸매라도

by 빌려온 고양이


-러닝 하는 여자 중에 예쁜 사람을 못 봤다. 그런데 몸매는 다 좋다.-


누군가 SNS에 써놓은 글이다.

피식 웃고 넘겼는데 러닝을 마치고 몰골을 정리하려 공원 화장실에 들렀다가,


거울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네.‘


올해부터 꾸준히 15km씩 뛰고 있는데 최근 강추위에 3일이나 주춤했다. 안 되겠다 싶어 바셀린과 오일로 얼굴을 도포하고 바라클라바로 무장을 했다.

그런데도 강바람에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그야말로 개차반이었다.


14km쯤 뛰었을 때 눈까지 내리는 바람에 페이스가 610까지 떨어졌다. 강추위 속에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하며 거울을 본 것인데,


얼굴을 잃고 몸매를 얻었다.


득실이 참 애매하다.


어찌하리,

뭐 하나라도 얻었으면 됐지.





사진 출처: Unsplash의 Isaac Wend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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