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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인표 Sep 02. 2023

이력서를 쓰다가,


시사 프로그램 <극한 직업> 제작진이 묻는다.

"이 일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7년이요."

얼추 봐도 연세가 65세 이상이다.

'이 일'이라고 물었으니 당연하겠지만, 다른 일을 했던 나머지 인생은 쉬이 사라져 버린다.


젊은 사람이 꺼리는 일이니 나이 들고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 연령대가 많은 것으로 추측한다.

그들도 어지간히 세상 풍파 겪다 선택한 직업일 테다.

3년, 4년  짧은 경력임에도 장인 같은 손놀림이 인생을 말해준다.


연예인은 공백기도 경력으로 친다.

다른 일을 했어도 데뷔 30년 차다. 기준이 '데뷔'가 된다.

데뷔부터 계산한 경력으로 출연료를 책정하지 않아도 대단한 연차인 척하는 건 불공평하다.


직장인은 퇴사하면 경력이 단절되는데 그들만의 경력계산법에 맥이 빠진다.

직무와 관련 없는 경력은 또 경력 산정에서 제한다.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던지 얼개를 교묘히 엮어 크게 벗어난 경력이 아닌 척 포장해야 한다.


다양한 경험이 아니라 자기들 영역을 이해 못 하는 외지인 취급이다.

자신들 영역을 지키려 항상 날이 서 있다.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

땅굴 안에서 서로의 체온으로 겨울을 나는 동물같이 서로만 애틋하다.

흡사 종교 단체와 다를 바 없다.


"즉시 전력감"

어쩔 수 없지.


평생 이러고 살 줄이야.

애먼 연예인을 붙잡고 늘어진다.



사진출처: Unsplash의 Steve 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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