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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Jun 30. 2021

일년의 반, 어떻게 지냈을까

2021년 상반기를 보내며


올해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뜬 오늘. 서울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이다.


블로그에서 브런치로 플랫폼을 바꾸고 나서 이상하게 글을 쓰기가 좀 부담스럽다.

남편 말처럼 꼭 브런치는 좀 더 고급스럽게 글을 써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글쓰기를 멀리한다면 사소한 기록조차도 무뎌질 것 같아서 써본다. 히히.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팀을 옮기고, 홍보 일을 시작했다.

학생 때 기웃거리기만 했던 PR일을 직접 해본다는 것은 굉장한 기회다. 

디테일과 성실함, 그리고 정확한 판단력이 필수인 팀이라 부족한 역량들을 끊임없이 길어 올려야 한다는.. 압박도 있지만, 그마저도 좋은 나날들이다.

규모가 큰 회사라 내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술술~ 잘 흘러가진 못하지만 그래도 큰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내 것으로 잘 만들어봐야지.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운동도 많이 했다. 

'많이'라는 것이 운동덕후님들이 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활동량이겠지만.. 게으름이 치명적인 나에게 일주일에 네 번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꽤 어려운 도전이었다. 작년 말부터 나름대로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운동. 

사실 거창할 건 없고, 딱 일주일에 네 번만 운동하자는 것이 내 목표였다.

비가 오면 집에서 홈트(스쿼트나 플랭크)라도 하고 그렇지 않은 날엔 집 앞 남산으로 나갔다. 지키기 힘들 것을 미리 대비해(ㅎㅎ) 매월 달력을 냉장고에 붙여두고 O, X로 표시를 했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해내는 과정이 눈앞에 보여야 그나마(?) 움직이기에 달력 마킹은 꽤 효과가 있었다.

어쨌든, 운동이라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내적/외적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괜찮은 발전이었다고 적어두겠음. 호호..


이왕 좋은 일들을 두들기는 김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불안이 많이 줄었다. 

꾸준히 먹고 있는 호르몬제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래도 작년에 비해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많이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성과에는 전적으로 나의 상담 선생님과 남편의 역할이 컸다. 특히, 칭찬을 많이 해달라는 나의 부탁에 정말 열심히 칭찬해주려 노력하는 남편에게 고맙다. 하하..


좋은 점 세 가지를 썼으니, 아쉬운 점은 두 가지만 꼽아보겠다^^


첫 째는 창작활동이 급격하게 줄었다. 

시도 거의 안쓰고, 글쓰기도 많이 줄었다. 이건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핑계를 더하자면 불안이 줄어들수록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두 번째는 소비를 너~무 많이 했다. 

특히 COS, 스투시.. 마음에 드는 브랜드가 나타나면 끝장을 보는 무자비한 소비 벽은 좀 반성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 딱 6/30 기점으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사고 마무리했다!(ㅎㅎ)

소비에는 물질적 소비도 있지만 불필요한 정보들도 너무 많이 소비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커뮤니티 등 하등 유익함을 주지 못하는 콘텐츠들에 시간을 물처럼 보냈다. 흑. 앞으론 더 많이 경계하고 긴장하자.


난 어릴 적부터 주제를 잘 아는 사람이라 100점짜리 인간이 아닌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대는 멋지게 보내고 싶다는 욕심은 좀 있다. 다가오는 7월은, 2021년의 하반기는 좀 더 멋지고 따뜻한 사람으로 살 거다! 후후





아래는 기억에 남는 6월 모먼트



주선한 커플이 결혼을 했다. 말해모해. 





청주 현대미술관까지 도장깨기 완료~





아들의 성장모습을 담아두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이런걸까 ㅎㅎ





반차내고 서초에 전시 보러 간 날

이지은 작가의 개인전 'FOCUS'라는 전시였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감명깊었음





우연히 들어간 집이 굉장한 맛집일 때의 쾌감!






한남동 갤러리조은의 우병출 작가님 전시가 시작된 날

바로 옆에서 그림을 구매하는 멋쟁이 중년 분들을 보며 부러워했다. 




과학이 너무 어려워서 교과서를 주문했다.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투뿔등심에 엄마아빠를 데려갔다.





남양주의 목가적인 카페





엄마는 이런 곳이 처음이라며 신나했다.

(우리도 이런 곳은 처음이에욤..)





인증은 꼭 항공샷으로 찍는 엄마





너무 좋은 곳이었다. 마치 치앙마이 온 것 같은 후리함..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는 엄마아빠 배웅하기

이런 닭살스러운 것은 늘 어색해하는 엄마아빠인데, 조서방으로 인해 제법 익숙해졌다.

외국문화에 이제 막 적응한 한국인처럼 포옹도 잘 한다. 물론 아빠는 아직도 조금 뻣뻣..ㅎㅎ





남편 몰래 집에서 혼자 회랑 소주 시켜먹은 날.

들키지 않으려고 말도 안하고 조용히 지나갔는데, 배민 후기 쓰려고 찍어둔 이 사진때문에 보기좋게 들켜버림ㅋ





너무 많은 소비가 아쉬운 상반기지만 모스콧은 못참치...





약간 사치부리고 싶을 때 혼자 오는 블루보틀

(용돈쟁이 아내의 슬픔)





FOCUS 전시에서 가장 좋았던 그림 두 점

둥둥~ 오늘도 내일도 평안 속에 떠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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