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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혁H Aug 07. 2021

그 동네에서

20.10.11

다가올 그날이 안녕하다면
그동네를 어김없이 향해 갈거야

그 동네에서 난
터벅터벅 언덕 골목을 신비롭게 누비고 나서는
아인슈페너 담긴 컵과 함께 분홍 노을을 응시할거야

그 동네에서 난
철없었던 소란을 흉내내며 가게들 오가다가
익숙한 막걸리 향에 감싸져 붉은 거리를 지나갈거야

그 동네에서 난
다닥다닥 가까운 미로와 선율을 만끽하면서
녹차가 물들인 듯한 연두색의 공원을 헤쳐갈거야

그 동네에서 난
낮의 일은 강 건너로 까마득히 던져버리고
돗자리 위 맥주 몇캔으로 보라빛 야경을 음미할거야


가두고 가리는 막이 없어지고
개운한 그 자유가 안심된다면
그동네에서 어김없이 행복해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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