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산을 좋아해요. 캠핑은 지루해요. 왜냐하면 텐트를 2시간 치고 하루 종일 앉아서 핸드폰으로 유튜브 보다가 배고프면 먹기만 하는 과정이 너무 심심해요. 사실은 큰 배낭을 메고 1박2일 산을 오르고 높은 산에서 구름을 베고 산속나무 틈 밑에서 꿈을 꾸며 자고 싶은데 결혼하고 글쎄 아이가 태아 났어요. 어여뿐 딸이 생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비박, 산꼭대기에서 야영은 물 건너 갔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것이 캠핑이에요. 그것만으로도 자연을 만질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해야겠지요? 모두 모여 캠핑을 떠나요.
얘들아, 캠핑 가자. 아이가 돌이 지나서 추운 겨울에 주왕산으로 캠핑을 해요. 아침에 눈을 뜨면 텐트 위로 소복이 눈이 쌓여 너무나 예뻐요. 물론 아이도 곤히 자고 일어나요. 저는 추운 겨울에 손을 호호 불고 나오는데 아이의 몸은 뜨끈뜨끈 난로가 다름없어요. 텐트 속에서 꼬옥 안고 자면 어찌나 좋은지 몰라요. 보드라운 살이며 옆구리만 찔러도 자동으로 좋다고 웃어요. 그러니 아이를 안 좋아할 수 없겠지요.
아이가 일곱 살 즈음에 산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아빠의 말에 씩씩하게 산에 오르기로 해요. 저녁에는 산에서 새소리, 물소리, 지나가는 나그네 소리를 들으며 곤히 잠들어요. 이른 아침 침낭에서 헝클어진 머리로 나오는 아이의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몰라요. 자연을 벗 삼아 지내니 행동에 스스럼이 없으며 언제나 당당해요. 가끔 황당하게 자신감이 넘칠 때는 고개가 갸우뚱거릴 때도 있지만 많이 보고 즐기며 사는 아이의 커가는 모습이 좋아요.
아이들이 어릴 적에 이곳저곳 텐트를 이고 지고 많이도 다녀요. 어느 날 남편이 계룡산에서 혼자 하룻밤을 자고 온다네요. 글쎄, 저의 허락도 없이 루프탑을 자동차 위에 설치 후 근처 산에 가서 1박 하고 온대요. 아이고, 두야.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루프탑이 있으니 짐도 간소해지고 텐트 치는 시간도 아끼고 산뜻하게 자고 일어날 수 있어요.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날 수 있지요. 남편보다 아이들이 캠핑 가기를 더 좋아하게 되네요. 봄이면 바람 살랑살랑 부는 바닷가 부두에 차를 세우고 바다를 보며 가만히 있어요. 여름이면 시원한 냇가에서 첨벙청범 물놀이해요. 이때 비닐봉지를 이용해서 서로의 몸에 물 폭탄을 던지면 재미있어요. 가을이면 낙엽이 아름다운 산 밑에 가요.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발자국도 남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요. 겨울이면 소복소복 눈이 내리니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요. 만약 당근이 있다면 겨울 왕국의 '울라프'도 가능해요. 손과 입은 나뭇가지를 이용하고요. 모든이들이 아이와 늘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를 소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