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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해 Mar 09. 2021

행운이 찾아왔어요


아이와 길을 걸을 땐 바닥을 보지 않게 된다. 아이의 시선은 언제나 주위를 둘러싼 나무와 꽃, 건물들로 향해 있다. 호기심에 찬 아이의 물음에 답을 하다 보면 나의 눈도 아이를 따라 주위 곳곳을 둘러보게 된다. 어느 날은 길가에서 뭔가 반짝이는 걸 발견했다. 달려가 주워보니 십 원짜리이다. 내심 기대했다가 실망했다.


“어? 십 원짜리네. (에잇)”

심드렁한 나와는 다르게 아이는 싱글벙글하다.

“와~~ 엄마!! 우리에게 행운이 찾아왔어요!!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인가 봐.”

아이의 말 한마디에 ‘그저 그런 날’에서 ‘운이 좋은 날’이 되었다. 실망했던 마음이 어느새 사그라들고 아이와 함께 웃는 나를 발견한다.     

 

나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도 그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그러했다. 지난날을 곱씹느라,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말이다.

로또 3등에 당첨되고도 ‘숫자 하나만 더 맞았으면…. 아오~ 아까워.’하며, 한 달여를 힘들어하던 남편이 떠오른다. 가족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시기였고, 딱 필요한 금액이 생겨 나는 너무나 신났었다. '로또 3등병'이라는 말을 들었다. 1등과 3등의 당첨숫자 차이는 겨우 1자리, 숫자 하나만 더 맞추면 1등인 것이다. 아쉽기도 할테다. 하지만 1등과 3등의 당첨확률은 크고도 크다. 그마저도 당첨이 되지 않는 이들 앞에서는 3등도 운이 좋은 사람이다.

  

‘운’이라는 건 내가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지금 나에게 일어난 일을 기쁘게 맞이하는 마음 하나만 있다면 언제나, 늘 ‘운’이 좋은 날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십 원짜리 하나에도 감동하던 딸아이처럼.   


나는 오늘 그림책 속에서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좋은 글귀를 만났다. 책을 수십 권 읽어도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만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글귀를 종이에 옮겨적으며, ‘오늘은 참 운이 좋은 날이야.’라는 말을 곱씹어본다.

     

당신에게는 오늘 어떤 운이 찾아왔을까?          






물음표 or 마침표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의미합니다.

어릴 적 엄마와 산책하며,

무수히 많은 세잎클로버 안에서

네잎을 가진 녀석들을 찾느라

눈이 시큰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거 아시나요?

세잎클로버는 행복을 의미한다는 걸요.

우리는 행운을 찾기 위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지나쳐버립니다.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에게

행운도 따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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