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좋았다.

by 도레미파솔라시도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열심히는 살아왔다. 한 순간 한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일은 없다. 아무것도 해낸 것이 없다고 여기고 살았는데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봤더니 나는 그래도 내 위치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쉼 없이 달려왔다.


그 위치가 무엇일까?


사실 그 위치에서 ‘나’라는 위치는 없었던 것 같다. 내 이름이 불려 오기보다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가 끝이었다. 두 아이가 본인들의 위치에서 해내야 할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는 걸 지켜보니 뿌듯하고 행복했지만 한편으론 초조해지기도 했다.


‘나’라는 위치를 이제는 찾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스스로 잘해나갈 수 있고 좋아하는 걸 찾다 보니 어느덧 나는 글을 쓰고 있었다.

내 마음을 입으론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지언정 글로 적어내는 건 오히려 쉬웠다.

하지만 나도 처음인지라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서툴긴 했다.


그래도 나의 진솔한 마음을 내다보며 조금씩 글로 담담하게 적어 가다 보니 어느덧 글 하나가 완성되어 갔다.


글을 하나하나 완성시키고 나니 나 혼자만 품고 있기엔 아쉽게만 느껴졌다. 온 내 마음을 담은 글인데, 나의 이 마음을 누군가는 알아주고 누군가는 위로 받고 누군가를 위로해줄수 있기를..

나는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았다. 내가 쓴 글이 우리 남편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와 위안, 희망이 될 수 있는 글일까 하는 그 하나의 의문문에서 말이다.


글은 진솔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독성도 필요한 부분이다. 내가 쓰고자 한 글은 긴 소설이 아닌 나의 이야기를 담아낸 진심 담긴 짧은 글이었고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도 글을 읽고 나의 이야기가 독자에게도 감정이입이 되어 가독성 있게 잘 읽혀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여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공모전에 넣기 시작했다. 당연히 처음으로 완성된 몇 안 되는 글이라 기대도 없었고, 유일한 독자인 남편에게만 내 글을 읽혀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내 글을 읽은 유일한 독자인 남편은 글을 읽으며 본인의 심금을 울렸다며 나를 웃겨 주기도 했었다. 몇일의 시간이 지났을까? 한 문예지에서 소식이 왔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글 쓰는 재주가 있었는지, 공모전 수필 부분에 당선이 되었고 나는 등단이라는 쾌거를 안게 되었다.


정말로 나에게는 글 쓰는 재주가 있었구나!

38살이 되어서야 나의 장점을 알게 되었구나!

‘나’라는 위치를 찾았구나!

새삼 흥분되고 설레는 38살의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