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자원봉사자.

자원봉사자.

by 도레미파솔라시도


-요즘 낙.


요즘 매주 하루씩 나에게 주어진 일이 있다. 나는 자원봉사자로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공립 작은 도서관에서 4시간씩 일을 하기 시작했다.


매일 똑같이 돌아가던 일상 중 재미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도 봉사활동을 하며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도서관에서 바삐 움직이고 평소보다 좀 더 생산적으로 살다 보니 나를 찾고자 하는 욕망이 생겨서다.


처음 봉사활동을 할 시기엔 아이들을 위한 책을 살펴보고 대여하기 바빴으나 점점 나의 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참 매력적이다. 지방에 있는 친정에 가는 날 KTX 기차에서 읽기 위해 책 한 권을 대여했었다.

왕복으로 약 5시간 넘는 여정 속에서 나는 책 한 권을 금세 다 읽었다.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라는 책으로 유연하게 살아가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서와 같은 책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힘껏 살지 않아도 되니 원하는 걸 해보라고 했다. 나는 그동안 주어진 삶에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쉼 없이 달려왔는데 이 책은 인생을 너무 숙제처럼 살지 말고 나에게 쉼을 가지라고 한다. 그런 글귀들이 나를 점점 그 세계로 끌어당겼다.


그래서 나도 인생을 유연하게. 지금의 이런 시기를 좀 더 유연하게 살아보고자 한다.




- 봉사


봉사를 생각하게 된 계기를 생각해 보면 엄마가 제일 먼저 떠오르긴 한다.

일을 하며 바쁜 와중에도 봉사 활동을 아직도 꾸준히 하고 있는 엄마 모습을 보자니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봉사하는 엄마를 두고 있는 나도

뿌듯한 마음이 가득했기에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정도로 자원봉사자라는 건 나에게선 낯설지 않은 이야기였고 언젠가는 나도 그 대열에 함께하겠다고 생각했다.

결혼 전 사회복지사로 장애인 센터에서 일을 했는데 의외로 나에게 잘 맞는 일이라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들과 함께 생활도 했고, 그 아이들을 교육하며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들이 얼마나 가슴 뛰고 멋진 일인지!

해보지 못하면 알지 못하는 일이다. 이처럼 나는 봉사라는 개념은 항상 함께 했던 것 같다.


나는 결혼을 하며 그 좋아했던 일을 잠시 내려두고 우리 가정을 위해 달려왔다.

이제는 아이들이 내 손을 조금씩 떠나기도 했고

자원봉사를 하는 엄마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이제는 우리 아이가 나에게 비추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기에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봉사자로 살고 싶다고 하여 쉽사리 되는 건 아니다. 뭐든 처음은 두렵다.


이런 작은 일에도

용기를 가져야 했다. 집 안에만 있는 여성들은 정말로 용기가 필요하다.


다른 의미로 나는 자원봉사자에게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자원봉사자. 사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을 자발적으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

나의 시간을 봉사를 위해 쓰는 것이기에 사실 쉽지 않다.

금전적인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롯이 봉사의 마음으로 일을 한다.

도서관에서는 대여, 반납, 상호대차, 서가책 정리와 관리등 도서관 이용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원봉사자가 하고 있는데 이용자분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고 가끔 아이 친구 엄마도 오기도 해서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큰 아이는 엄마가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날을 좋아한다.

도서관은 신비스러운 곳처럼 느껴진다며 고요하고 조용한 그곳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엄마가 매주 하루지만 출근하는 그곳이 도서관이라 더욱이 좋아했다. 주변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하고 엄마는 도서관에서 일해요라는 말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경력단절의 여성이었지만 나도 어느덧 사회의 일원이 된 것 같았고 의외로 자부심도 생겼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빌려가기 시작했고, 나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독서량이 늘었다.

환경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작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