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사랑을 자유롭게~~

시대의 도덕을 다시 쓰고, 낭만적 거짓말을 넘어

by 찡따맨



올해 아이들이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에 좋아하는 이성에게 선물하고, 솔직한 감정 표현을 연습하면서 진짜 사랑과 만날 기회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청소년들이 더 깊은 사랑을 하고 자유롭게 놀고 꾸밀 수 있을 때 우리 사회가 얻는 창조적 에너지와 발전 가능성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덕을 다시 써서, 아이들이 진짜 사랑에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시대 변화와 함께 달라지는 ‘도덕’의 풍경


대한민국은 '먹는 것에 진심인 나라'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식생활에 큰 가치를 부여해 왔다. 그 이유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주린 배를 채워야 했기에 '먹는 즐거움'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사랑이나, 놀이, 멋 내기 같은 것들은 사치나 퇴폐적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도덕적 잣대 또한 변화하였다.


도덕은 영원불변하지 않는, 시대적 상황과 함께 유연하게 변해가는 변덕스러운 존재다. 과거에 금기시되었던 일들이 오늘날에는 문화, 예술 산업으로 이어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자유롭게 사랑하고, 자유롭게 놀며, 자유롭게 자신을 꾸밀 수 있도록 허락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학생답게'라는 도덕의 프레임 안에 가둬놓을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창조적 에너지를 이끌어낼 새로운 길이기 때문이다.



낭만적 사랑이란 거짓말


내가 청소년들에게 사랑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미디어가 부풀려놓은 '낭만적 사랑'에 쉽게 현혹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지라르는 이를 '낭만적 거짓말'이라 하였다. 우리 사회와 드라마, 영화 등은 사랑을 영원불멸의 판타지처럼 미화하였다. 질투나 소유욕, 갈등 같은 현실적인 문제는 감춰진 채 말이다. 사랑에 로맨틱한 색깔로만 채워 넣은 것이다.


물론 이 낭만적인 이미지는 우리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사랑은 곧 행복이다.'와 같은 단순한 등식을 만들어 내버린다. 실제 인간관계에서는 단순 행복만이 아니라 소유욕, 질투, 환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뒤섞여 복잡한 모양과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데 말이다. 자유로운 사랑을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진짜 사랑을 마주할 기회를 잃고, '사랑은 이래야 한다'라는 편견에 빠져버리게 된다.



정직함은 사랑과 윤리의 공통분모


사회와 미디어가 그리는 '낭만적인 사랑'으로부터 벗어나 진짜 사랑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정직함이 우선이다. 자신에게 정직하고 타인에게도 정직하게 다가가는 태도가 결국 윤리적인 인간이 되는 길이자 진짜 사랑을 마주할 수 있는 길이다.


사랑은 끊임없는 감정의 폭발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솔직하게 다가가고, 서로에게 처한 상황과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며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본능적인 욕망이나 환상에만 머무른다면, 사랑은 순간에 감정에 휩쓸려 버릴 위험이 크다. 반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고 상대를 존중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려 한다면, 더 깊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 관계도 탄탄해진다. 그런데 이 관계는 두 사람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윤리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한다.



사랑을 유지하는 힘은 '낯설게 보기'


진짜 사랑, 나만의 사랑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낯설게 하기 (Defamiliarization)’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 스토이는 늘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식을 의심하며, 그 안에서 진실을 찾아내려 했다. 사랑에 대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와 미디어가 그려놓은 익숙한 이미지를 벗어나, 낯선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사랑이 얼마나 다채로운 색깔로 그려져 있는지 깨닫게 된다.


'낯설게 하기'의 구체적인 방법은 사랑을 표현하는 데 쓰는 언어나 관습, 상징 등을 과감하게 변형해 보는 것이다. 기존의 통념을 낯선 맥락으로 배치해 보면, 로맨틱, 숭고함 뒤에 숨겨진 소유욕, 질투, 갈등 같은 현실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을 밟아야 진정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자기 확장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본질이다.



자유로운 사랑, 그리고 국가 발전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연애하고 사랑하는 걸 허락하고 권유해야 하는 이유는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영화와 문학, 음악 등의 원천은 결국 사랑이다. 아이들이 사랑을 하며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야 관광 산업이 발전하고, 아이들이 사랑을 하면서 자유롭게 꾸밀 수 있어야 패션, 디자인 산업이 진정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를 잘 구현한 나라를 꼽자면 스페인이 있다.


스페인은 2024년 기준 약 8,3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여 전 세계 2위 관광대국이 되었다. 라 토마티나, 산페르만, 세마나 산타, 라스 파야스 등 자율적으로 놀 수 있는 전통 축제가 풍부하며, 청소년들이 야외에서 친구를 사귀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는 ‘보텔론(Botellón)’ 문화도 활성화되어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보텔로드로모(botellódromo)'라는 전용 공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스페인은 축구 강국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공식적인 경기장이 없어도 공공장소에서 축구를 즐길 정도로 야외 생활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문화가 갖춰진 스페인이 관광 대국으로 성장한 기틀이라 생각한 이유다.


스페인의 패션, 디자인 산업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비교하면 다소 부족하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 ‘자라(ZARA)’ 보유국이기도 하다. 자라 창업자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한때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호에 오를 정도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이보다 더 큰 것은 패션문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이다. 자라는 경제적 여건이 넉넉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도 패션을 즐길 기회를 제공한 덕이라 생각한다. IMARC Group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의 의류 시장은 2025년부터 2033년 동안 연평균 3.7%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는 가처분 소득 증가, 전자상거래 확장, 지속 가능한 의류 선호도 증가 등이 있지만 자라(Zara), 망고(Mango)가 패스트 패션 모델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문화적인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LGBTQ 권리 보장, 과감한 색상 조합, 문신과 피어싱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로 개개인의 개성과 패션을 폭넓게 허용한다. 이것이 스페인의 패션 산업이 성장하게 된 기틀이라 생각한다.



자유로운 사랑의 시대를 열자.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다시 세워야 하는 도덕은, 자유로운 놀이, 자유로운 꾸밈을 막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발현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솔직하게 소통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청소년들에게 자유로운 사랑을 허용하는 데 있다.





생각해 보니 화이트 데이 때 사탕을 준 기억은 많은데, 초콜렛을 받은 기억이 없네.. ㅠㅠ

찐따가 그렇지 뭐 ㅠㅠㅜㅠㅜㅠㅜㅠㅜ

청소년 찐따들아!! 그래도 좌절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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