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실패에서 배우는 사랑의 본질
저는 연애 또는 결혼을 작은 국가, 사회를 이루는 것으로 표현할 때가 많습니다. 둘만의 규칙을 세우고 서로의 이상에 닿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염세적이고 이성적인 척하는 누군가는 사랑을 감정적 사치로 여기기도 합니다. 물론 이해합니다. 사랑은 상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영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선을 사회, 국가 단위로 확장시켜 들여다본다면, 사랑은 국가와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근본적인 힘입니다. 사실 이러한 생각은 저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옛날 사람인 애덤 스미스와 키케로를 통해서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저는 찐따이고, 애덤 스미스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기 때문에 이 주장이 다소 빈약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ㅠㅜㅠㅜ
고통과 실패에서 배우는 사랑의 본질
누군가는 사랑은 고통스러운 것이기에 피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해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인인 사포 또한 사랑을 "사지를 부수고 고문하는, 그러나 달콤한 괴물"로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랑의 기쁨 그리고 고통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옵니다. 사랑의 실패나 아픔을 온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는 사랑을 "거친 밧줄"에 비유하였습니다. 사랑이 우리를 묶고 때로는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결국 깊은 연결을 만들어 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를 들여다보면 사랑을 해야 할 용기를 품게 됩니다. 모란이 지는 순간은 절망이지만, 동시에 꽃이 다시 필 날을 기다리는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의 이별이 좌절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 더 깊은 깨달음과 성숙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거쳐 다음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사랑의 실패의 경험은 단순 사랑의 상실이 아닌, 더 나은 나 그리고, 더 나은 관계를 위한 토양이 됩니다.
사랑은 사회를 지탱하는 기초
사랑을 개인적인 관계 문제로만 국한시킬 수 없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 <국부론>에서도 시장 경제의 작동 원리를 논할 때에도 '도덕적 감각', '사회적 신뢰'를 필수 요소로 꼽았습니다. 이처럼 사랑이 지닌 윤리적, 책임감의 요소는 사회 전체를 운영하는 근간이 됩니다. 만약 경제 활동이 단순한 이익 추구에만 집중된다면, 사람들은 서로를 협력할 파트너가 아닌 경쟁에서 이겨야 할 상대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그 결과 약자를 보호하거나 공정성을 유지하는 가치들은 무시될 가능성이 큽니다.
키케로 역시 사랑이 단순히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연결하는 힘이라 강조했습니다. 그에게 사랑은 이기심을 극복하고 공동체적 유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서로를 필요로 하고, 상호 의존적 관계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사랑은 피상적인 감정 교류가 아니라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책임을 나누는’ 더 넓은 의미의 윤리적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이 부재한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는 이미 뉴스에서 끊임없이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 분열이 극단에 치닫는 사회에서는 '사랑'의 가치가 설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온갖 이슈를 편 가르기,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태도가 만연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구성원들은 서로를 존중해야 할 시민이 아닌, 제거해야 할 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보복'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는 국가 기관의 역량 약화로 이어집니다. 언론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으나 2023년 말, 국가정보원의 내부 갈등과 인사 변동에 대해 들여다 보아도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이 아닌 줄 타기를 잘하는 공무원으로만 구성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사랑이 제대로 함께 자리 잡은 사회는 정치적 대립이 있더라도 최소한의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비록 의견 차이가 클지라도, 상대를 ‘악’이나 ‘배제해야 할 존재’로 규정하지 않고 존중의 대상으로 삼으려 합니다. 이로 인해 공정한 제도 마련이 가능해지고, 협력과 대화가 활발해집니다. 선진 복지국가의 사례들은 대립 자체가 없는 사회가 아니라, 대립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문화가 확립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웨덴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부모님과 함께 정치 토론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결국 사랑이라는 도덕적 기초가 사라진 사회는 정치적 양극화가 위험 수위로 치닫게 되니다. 이런 점에서 사랑은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공동체 전반을 지탱하고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근간임이 분명합니다.
결국 사랑에서의 실패를 두려워하고 회피하기보다,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통과의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실패가 아프긴 해도,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감정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더 나은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태도는 개인적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신뢰와 공정성, 책임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까지 확장될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사랑은 서로를 인정하고, 공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지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랑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찐따 친구들이 사랑 고백에 실패했어도, 초콜릿을 받지 못했어도 실망하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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