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논어서당 : 들어가는 말

초등논어서당 #1

by 기픈옹달

서당書堂이란 말 그대로 옮기면 ‘글 방’이라는 뜻입니다. 글을 익히는 배움의 장소였어요. 요즘으로 말하면 작은 학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옛날에는 마을마다 곳곳에 이런 서당이 있었다고 해요. 옛날 학생들은 서당에서 기초적인 공부를 하고, 서원, 향교, 성균관 등으로 진학했어요.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정도가 되겠네요.


300px-Danwon-Seodang.jpg


여러분은 학교에서 어떤 책으로 공부하나요? ‘교과서’, 나라에서 과목마다 만들어놓은 책이 있어요. 그런데 옛날 서당에는 교과서가 따로 없었답니다. 대신 ‘경전’, 아주 오래전 훌륭한 인물이 남긴 글을 읽었어요. 지금에 비하면 가짓수도 많지 않고 분량도 그리 길지 않았어요. 서당에서 시작해서 평생 이 경전을 읽었어요. 매 학년마다 교과서가 달라지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서당에서는 공부하는 방법도 지금과 달랐어요. 가장 큰 차이점은 큰 소리로 책을 읽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서당에서는 늘 책 읽는 소리가 들여왔지요. 이 책 읽는 소리는 문을 넘고, 담을 넘어 크게 들릴 정도였답니다. 그래서 서당 옆에 살면 직접 책을 읽지 않아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어요.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서당에 사는 개도 듣고 배우는 게 많을 거라는 뜻이예요.


소리 내어 읽기는 매우 좋은 공부법입니다. 글보다 말이 먼저 있었어요. 사람들의 말을 옮겨 적기 위해 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모든 글은 읽기 위해 쓰였답니다. 똑같은 글도 소리 내어 읽으면 새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어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한번 크게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아마 더 재미있을 겁니다.


저는 <논어>라는 책을 좋아해요.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이 나눈 이야기를 담은 책이랍니다. 공자는 약 2500년 전 사람이에요. 그 옛날 사람의 말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요? 이처럼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읽는 책을 ‘고전’이라고 해요. <논어>는 손꼽히는 고전입니다.


169_1803_46.jpg


덕분에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 보면 많은 <논어> 책을 만날 수 있어요. 똑같은 책을 다양하게 번역해 놓았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초등학생을 위한 <논어>는 만나기 쉽지 않아요. 아마 초등학생이 읽기엔 너무 어렵다는 생각 때문인가 보아요. 그런데 옛날 서당에서는 어린 나이에도 <논어>를 읽었답니다. 실제로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별로 없어요.


우리는 <논어>를 원문으로 읽어보려 해요. 공자 시대에 쓴 것과 같은 글자로 <논어>를 읽을 거예요. 한문漢文으로 읽어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답니다. 게다가 오늘 우리가 쓰는 적지 않은 표현을 새롭게 익힐 수도 있답니다. 그건 하나씩 소개하도록 할게요.


<논어>는 약 500 문장 정도가 실려 있어요. 그 가운데 주제별로 일부 내용을 뽑아 새롭게 배치했어요. 오늘 우리 말로도 옮기고, 글자 본래 뜻에 가깝게도 옮겼습니다. 한자마다 익힐 수도 있어요. 다만 가장 좋은 건, <논어> 원문을 소리 내어 읽고 익히는 것입니다. 여러 번 소리 내어 읽고 써보세요.


10년 넘게 초등학생 친구들과 <논어>를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여기에 잠깐 쉼표를 찍는 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좋은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짧은 글이 부디 <논어>와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그래서 언젠가 <논어>를 스스로 힘으로 읽어보기를!





글쓴이 기픈옹달(김현식) : 해방촌 주민, 독립연구자. 수유너머에서 고전을 공부했고, 지금은 '문해교육연구소 온지곤지'와 '연구공동체 우리실험자'들을 오가며 공부하고 있다. <공자와 제자들의 유쾌한 교실>을 썼으며, <고전이 건네는 말> 시리즈에서 <논어>, <장자>, <사기>, <욥기>에 관한 글을 썼다. 매주 온지곤지에서 초등토요서당 및 청소년글쓰기교실을 진행 중이다. http://ozgz.net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삼국지 강독회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