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집밥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zoos May 19. 2020

19. 귀찮을 땐 카레

2020년 5월 19일 저녁


매일매일 점심 고민, 저녁 고민, 야식 고민. 하루하루 메뉴 고민의 연속이다. 의욕이 마구 솟아올라서 반찬이나 국 아니면 요리를 할 때도 있지만 다른 일로 바쁘거나 의욕을 모조리 상실해버려서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기 귀찮을 때도 있다.


요즘이 그런 때다. 다른 일로 머릿속이 복잡하기도 하고, 주방일(?)에 대한 의욕이 좀 떨어졌다. 이럴 땐 냄비 가득 카레를 끓여두면 아무런 생각 없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마침 며칠 전에 만들어둔 무생채가 있고, 마트에 오이가 싸길래 담가둔 오이소박이도 있으니, 말 그대로 아무런 고민이 필요 없다.


카레에 고기가 들어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비계 부분이 카레 안에서 씹히는 걸 싫어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간단하게 단백질을 추가하려고 스팸을 넣었다. '카레'라는 것이 결국 향신료들의 집합체인 것이니까, 라고 스스로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마늘, 대파, 양파를 기름에 달달 볶았다. 감자와 깻잎(이것도 역시 향신료)도 넣었다. 후추도 듬뿍 넣고 카레 가루를 미리 물에 풀어서 각종 야채와 스팸을 볶은 냄비에 투하. 감자가 익을 때까지 중불에 푹 익혔다.


평소와 뭐가 달라진 거지? 깻잎을 넣은 것 말고는 달라진 걸 모르겠는데, 중간에 간을 보니 감칠맛이 폭발한다. 맛이 좀 심심하면 넣으려고 치킨 스톡 큐브를 꺼내놓았다가 그냥 집어넣었다. 굳이 추가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냄비 가득 카레를 끓여두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 두었다가 다시 마우스에 손을 올리고는 어제 보다 만 영화를 다시 플레이했다. 아, 이게 아닌데. 지금은 써야 하는데...

매거진의 이전글 18. 즉석 식품만으로 카레 돈까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