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우리에게 매일 새로운 인생을 주고 있다네.
다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제와 같은 삶을 살아갈 뿐이지."
이 문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 이상하게도 마음 한가운데를 건드리는 듯한 울림이 있었다.
정말 매일 새로운 인생이 주어지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왜,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듯 느껴질까.
생각해 보면, 우리의 하루는 겉으로는 늘 비슷하다.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정해진 루틴 속에서 업무를 해내고, 또 같은 길을 돌아오는 삶.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매일은 분명히 다르다.
처리해야 할 일의 내용도, 마주하는 사람도, 느끼는 감정도 조금씩 다르다.
나는 매일 그날의 할 일을 미루지 않으려 애쓰며 하루를 끝내고, 그런 나 자신에게 작게나마 "오늘도 잘 살았다"는 위안을 건넨다.
그런데도 이상하다.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다.
어떤 날은 정말 기분 좋게,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어떤 날은 같은 성과를 이뤘음에도 무덤덤하고, 허전하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마음의 결은 늘 달랐다.
나는 여전히 오늘을 살고 있지만, 내 마음은 어딘가 정체되어 있는 듯하다.
이 변화 없는 감정, 뭔가 덜 신나는 이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살다 보면 당연한 일일까, 아니면 내가 놓치고 있는 어떤 '감각' 때문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의 인생은 다르게 주어지지만, 우리가 그것을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같은 하루가 반복될 뿐이라는 것.
삶의 변화는 바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내 안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나는 가능하면 하루를 '살아진다'가 아니라, '살아낸다'라고 말하고 싶다.
습관처럼 지나가는 하루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맞이하고 온전히 마무리하는 하루.
그러기 위해서 나는 매일 나에게 묻는다.
"지금 이 하루는 어제와 무엇이 다른가?"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반복처럼 보였던 하루 속에서도 아주 작고 새로운 감정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 작은 발견이 나를 다시 살아있게 만든다.
요즘은 아침에 눈을 떠도 예전처럼 가슴이 뛰지 않는다.
설렘보다 익숙함이 먼저 찾아오고, 내 감정의 온도는 잔잔한 평면처럼 느껴진다.
그럴 때면 나는 더더욱 '살고 있는 나'에게 집중하려 한다.
내가 바라는 하루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내가 의식하며 살아낸 하루이길 바란다.
올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돌아보면 참 열심히 달려왔다.
무언가를 이루었고, 성장했고, 스스로를 조금 더 다잡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부족하다 느낀다.
그 부족함이 때로는 불편하지만, 아마도 그것 덕분에 나는 멈추지 않고 다시 목표를 세운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 더 나은 나로 가고자 한다.
어쩌면 중요한 건 대단한 변화나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나는 지금 깨어 있는가?"를 자문하는 일 아닐까.
하루가 새롭다는 건, 결국 그 하루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새롭다는 뜻일 테니까.
나는 오늘도 내 삶에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 이 순간을 나는 충분히 살아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익숙함에 잠식당하지 않으려 다시 한번 깨어 있으려 한다.